신뢰 추락에 펀드자산 '썰물'…피해투자자, 투자액 반환 요구하고 사기 걸어 소송 움직임

[월요신문=윤소희 기자] 신의를 최우선 가치로 삼았던 신영증권이 최근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논란에 휘말려 신용도가 급추락하면서 돈 많은 고객이 많아 탄탄한 영업기반이 흔들리면서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불완전판매 논란은 신영증권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하루아침에 믿을 수 없는 증권사로 전락하면서 고객 이탈이 많아지면서 펀드잔고가 대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라임펀드 투자자들은 신영증권의 불완전판매에 속아 거액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며 투자금을 되돌려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피해를 제대로 보상해주지 않을 경우 금감원 분쟁조정신청은 말할 것도 없고 금융사기로 고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신영증권은 당분간 라임사태의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이 그동안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로 지목된후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면서 투자금액의 상당액을 날릴 위기에 처한 상당수 고객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증권사로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신영증권의 펀드판매잔고를 보면 고객이탈이 심해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신영증권의 펀드 판매 잔고는 5조 7405억원으로 직전해말 기준 6조 896억원에 비해 약 3491억원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고객들이 건실한 증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신영증권을 떠나는 것은 라임펀드를 판매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신영증권과 오랫동안 거래를 해왔으나 이번 라임사태로 신영증권 역시 다른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고객보호 보다는 이익증대에 눈이 어두운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실망, 맡긴 재산을 다른 판매사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신영증권은 2019년말 기준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890억원어치 판매했다. 전체 계좌는 280좌다. 이 가운데 개인고객이 235좌, 법인이 45좌다. 금액으로만 보면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19곳 가운데 6번째로 많은 금액을 판매했다.

자유한국당 성일종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229명에게 646억원의 라임자산 펀드를 판매했다. 다른 판매사들로는 우리은행이 1448명(계좌 수 기준)에게 3259억원으로 판매규모가 가장 컸고, 신한금융투자(301명·1249억원), KEB하나은행(385명·959억원)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 고액자산가 고객을 많이 확보한 신영증권이 그동안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WM(자산관리)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면서 ”이번 라임펀드 판매에서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신용을 의심한 고객들이 거래선을 변경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신영증권은 중소형 증권사로 지점 수가 많지 않은데 그나마 큰 고객 이탈이 심해질 경우 대형사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증권은 최근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논란에 휘말려 곤혹을 치르고 있다. 라임자산운용투자자모임 등은 신영증권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사모펀드가 안전한 상품이라 속이고 불완전판매를 일삼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증권사를 통해 라임펀드에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은 가입 당시 회사가 위험성을 고지하지 않고 심지어 가입설명서도 주지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자 A씨의 사례를 보자. 그는 지난 2018년 신영증권을 통해 라임자산의 ‘라임 새턴시리즈‘에 3억원씩 두 차례에 걸쳐 총 6억원을 투자했다. 이 상품은 메자닌 증권 등에 50%이상을 투자하는 초고위험성 사모펀드였지만 담당 PB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입 당시 신영증권 담당PB가 “채권인데 주식시황이 좋으면 주식으로 전환해 덤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메자닌 상품이고 담보를 설정해놓아서 회사가 망해도 원금의 손실이 없는 상품”이라며 고위험성을 고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담당 PB는 라임 펀드가 채권에 투자하는 안정형 사모펀드라며 가입을 권했다고 전했다.

신영증권투자자들은 초고위험 상품이라는 설명서를 보았으면 투자를 하지 않았을 것인데 담당직원은 설명서를 내 놓은 적이 없었다고 폭로했다. 그러고서는 라임사태가 터지자 뒤늦게 불완전판매 책임을 면하려고 지난해 환매중단사태가 발생한 투자설명서를 건넸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영증권에 불완전판매 문제를 제기하면서 스스로 피해구제에 나섰다. 불완전판매에 강력히 항의하면서 입증자료를 제시하며 투자원금을 되돌려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신영증권이 대책을 제시하지 않을 시에 금감원에 분쟁조정신청을 할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관련 시민단체들과 함께 신영중권을 금융사기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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