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 집행유예 기간 끝나자마자 회장 공고 올라와 부적절 논란
후보자 요건에 “납득 어려운 범죄경력 있으면 후보자 제외 가능” 논란 시끌

[월요신문=윤중현 기자] 수백억원대의 회사자금 횡령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중흥건설 정원주 부회장이 바르게살기운동 중앙회장으로 선출돼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독립된 개별법에 의해 설립된 국민운동 단체인 바르게살기운동 중앙회의 회장 입후보 자격 요건과 행동강령·이념 등을 되짚어봤을 때 회장직에 어울리는 인물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월 28일 200억원대의 회사 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고 지난 4일 형 집행이 만료됐다.

정원주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장(중흥건설 부회장)/사진=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24일 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 정원주 부회장은 지난 20일 바르게살기운동 중앙회장으로 선출됐다. 1989년 밝고 건강한 국가·사회 건설을 목표로 조직된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는 안전문화 정착 시민교육, 바른생활학생봉사단 운영, 자살 예방, 저출산 극복, 법·교통질서지키기 등 각종 사회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집행유예 만료 시점이 가까워지던 지난해부터 외부 활동이 잦아졌다. 지난해 10월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지회장으로 취임한 데 이어 차기 중앙회장 선거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 부회장은 지역 축구팀인 광주FC의 대표이사로서 지난해 10월에는 구단 매각과 관련된 발언을 하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에 따르면 신임 정 회장은 광주FC 대표이사 등을 맡으며 다양한 사회단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또, 캄보디아 의료봉사활동과 자원봉사단체 등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 가입과 산악인 김홍빈 대장의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도전을 후원하는 등 꾸준히 기부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협의회는 소개했다.

문제는 정 회장이 바르게살기운동연합회 중앙회장에 어울릴 만한 인물이냐는 것이다. 회장 입후보 자격 요건에는 ‘후보자 등록인이 1명일 경우라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사회 통념상 납득하기 어려운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후보자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얼마 전까지 수백억대의 회사자금 횡령 혐의로 집행유예 기간을 거친 정 부회장에 대한 뒷얘기가 나오는 까닭이다. 특히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는 진실, 질서, 화합을 3대 이념으로 행동 강령에는 ‘거짓과 부패를 추방하고, 법질서를 확립하는 바른사회 만들기 운동에 앞장선다’고 돼 있다. 

또 다른 문제로는 제너시스 BBQ 윤홍근 회장 이후 2년 6개월간 지원자가 없어 공석이었던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가 중앙회장을 선출하기 위해 정 부회장의 집행유예 만료를 기다린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후보 등록 공고는 선거일 15일 전에 하도록 돼 있는 상황에서 지난 5일 중앙협의회장 초빙 공고를 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4일 형 집행이 만료되고 7일 후보자 등록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건축공사 면허를 가진 핵심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등재 되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 외에 중흥건설그룹 부회장직, 중흥건설 사장직, 세종중흥건설 대표이사직, 중흥주택 무한책임사원, ㈜헤럴드 회장직, 광주FC 대표이사직 등을 맡고 있다.

정 부회장의 회장이 후보자 요건에 문제가 된다는 지적에 바르게살기운동 중앙회 관계자는 “우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 부회장이 그동안 여러 사회 봉사활동을 하면서 죗값을 충분히 치렀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의 형 집행 만료를 기다렸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2018년부터 공고를 3차례 냈는데 모두 지원의사를 밝힌 후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원주 회장은 지난 2018년 10월 당시 강동호 중앙회장 직무대행이 중흥건설 정 부회장을 중앙회 부회장으로 선임하면서 활동을 이어 오고 있었다. 정 부회장의 임기는 2020년 12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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