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월 경기실사지수 10p 추락… 자동차·전자·운수업종 등 큰 타격
코로나 확산으로 생산·소비 더욱 위축돼 앞으로 경기전망도 어두워

[월요신문=윤소희 기자] 코로나19 공포 확산에 실물경기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기업 체감경기가 역대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자료를 보면, 전 산업의 업황 BSI는 한 달 전보다 10포인트 내린 65로 주저 앉았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3년 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기업경기 실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기업들이 경기가 좋아질 것으기대하고 그 이하는 경기가 나빠질 것임을 체가하고 있다고 볼수 있다.

이번 조사 시기는 국내 확진자 수가 급증하기 이전인 이달 11∼18일인 점에 비추어 최근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생산과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체감으로 느끼는 경기는 이보다 훨씬 나쁠 수 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지수(65)가 한 달 전보다 11포인트 꺾여 2016년 2월(63)이후 가장 낮았다. 대중국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전자·영상·통신장비(71) 업종이 18포인트나 급락했다.

중국의 코로나 사태로 중국산 부품을 구하지 못해 일부 완성차 업체가 생산라인을 중단한 바 있는 자동차(56) 업종의 체감경기도 18포인트 떨어져 체감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금속가공(54)도 11포인트 내렸다.

기업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이 13포인트 하락한 72, 내수기업이 10포인트 내린 61로 수출에서 보다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 도·소매 업종이 속한 비제조업(64)의 업황지수는 9포인트 하락했다. 하락폭은 메르스가 닥친 2015년 6월(11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국내외 여객 및 물동량 감소에 운수창고업(60)이 무려 24포인트나 급락했다. 내수 부진으로 도소매업(59)이 13포인트 하락하며 2012년 11월(58)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게임업체 매출감소 등으로 정보통신업도 10포인트 떨어졌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향후 경기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전 산업 업황 전망지수는 69로 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달 20일부터여서 3월 기업심리지수가 더 나빠질 수 있다.

기업심리지수에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쳐 산출한 이달 경제 심리지수(ESI)는 8.5포인트 내린 87.2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3월(69.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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