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탁지훈 기자] 두산중공업은 지난 몇 년간 스스로 살아남기 불가능할 정도로 경영 악화에 빠져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낙심하고 있을 때만은 아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은 두산중공업 입장에선 기사회생이 필요하다. 막대한 국민의 혈세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최근 3년 간 당기순이익은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재무 안정성비율도 불안정한 실정이다.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 중 부채가 얼마 정도 차지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2016년 말 264% 기록했고,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300%를 넘었다.

예컨데 한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라면 빚이 자사가 보유한 자본보다 2배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100% 이하를 표준비율로 보고 있는데, 선진국에서는 200% 이하 업체를 재무구조가 우량한 업체로 간주한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표준을 훌쩍 넘어선 것.

아울러 총자산에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인 자기자본비율은 2016년부터 20%대를 유지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 기업의 경우 자기자본비율이 50% 이상일 때 건전하다고 보고 있지만 두산중공업의 경우 한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원전 공사 일시적 중단, 해외 대형공사 마무리, 신규 공사인 베트남 및 국내 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의 지연 등으로 영업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신고리 5, 6호기 공사 중단이 영업실적 악화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기인한다.

이에 정부는 두산중공업의 자금난 해결을 위해 총 3조6000억원을 긴급수혈한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의 숨통은 트였지만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 정부가 원전을 포기하고 LNG나 풍력사업 등 친환경 에너지로 눈을 돌리라고 한 것.

두산중공업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발전 설비 분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중공업 시절부터 지난 30년 동안 관련 기술을 쌓아오면서 국내 원전 발전 부문에서 10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은 크게 LNG 가스터빈 발전사업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키우는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신사업 수주 비중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어 현재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한다.

두산중공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업재편에 따른 경쟁력 확보, 주요 계열사 매각 등 남아있는 숙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한다면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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