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순 한국 약선차 협회 부회장.
한병순 한국 약선차 협회 부회장.

당뇨병은 신체 내에서 혈당 조절에 필요한 인슐린의 분비나 기능 장애로 발생된 고혈당을 특징으로 하는 대사성 질환이다.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적 고혈당은 신체 각 기관의 손상과 기능 부전을 초래하게 되는데 특히 망막, 신장, 신경에 나타나는 미세혈관 합병증과 동맥경화, 심혈관, 뇌혈관질환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한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당뇨병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뇨병(糖尿病)은 이럴 때 의심한다. 즉 혈당(血糖)은 정상이 공복에 80~120mg/dl, 식후 혈당치가 200mg/dl 이상이면 당뇨병이다. 혈당은 180mg/dl을 넘으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체내의 수분이 함께 빠져나가 소변양이 많아지고 탈수증(脫水症)으로 갈증을 호소한다. 식후 혈당치가 140~200mg/dl 사이면 정상과 당뇨병 중간 상태로 당뇨병으로 이행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당뇨병의 원인은 우선 선천적 유전형으로 동양의학에서는 선천적으로 삼초(三焦)기능(肺, 脾, 腎)이 실조되어 삼초 부위에 발생하는 전신성, 복합성 소모성 질환을 앓게 되고, 부모 중 한 사람이 당뇨일 때는 60% 가량이 발생할 정도이다. 그리고 인슐린 비의존형으로 습담(濕痰) 즉 비만이 원인이 된다. 대장, 위, 비장의 생리기능의 실조로 습(濕)이 조체되고 울열(鬱熱)이 발생하면, 습열(濕熱)이 발생하고 습열은 비만을 초래하며, 비만은 인슐린이 말초조직 까지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이것이 계속되면 체내에서 필요한 인슐린 요구량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게 되고, 그 결과 당뇨가 온다.

또한 내분비 장애형으로 정신적 울체가 원인이 될 수 있다. 간장(肝臟)의 생리기능인 소설(疏泄)작용의 문란으로 울체(鬱滯)가 되어 스트레스(stress)를 발생하고, 이 스트레스는 포도당 대사에 문란을 일으키며, 심하면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인슐린의 작용을 억제하기 때문에 당뇨가 온다. 그리고 인슐린 의존형으로 어린아이 때부터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손상으로 인슐린의 생산, 분비가 감소하여 나타나기도 하며, 영양 실조형으로 갑상선기능 항진증이나, 자가면역 질환으로 진액이 부족하거나, 영양물질 부족 특히 단백질 섭취 부족으로 췌장의 베타 세포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당뇨가 나타나기도 한다.

당뇨를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피가 맑아져야 한다. 평소 잘못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과도한 스트레스, 지나친 음주, 불결한 환경이 장기간 작용하면 몸속에서 비생리적인 울열(鬱熱)이 생긴다. 이 울열이 장기간 작용하면, 진액을 소모시켜 피의 상태가 탁해진다. 기초영양물질인 진액은 피를 따라 오장육부(五臟六腑)를 돌며 호르몬 등 우리 몸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성분을 만드는 원료로 쓰인다. 진액이 부족해진 피, 즉 탁해진 피가 췌장의 베타세포에 이르면 적정한 양의 인슐린을 생산할 수 없게 되고, 질적으로 좋지 못한 인슐린을 분비, 포도당을 소모시키는 인슐린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해 혈당(血糖)을 높이게 된다.

많은 당뇨약이 있으나, 여기에서는 간단히 소갈차를 소개하고자 한다. 구성재료는 당귀, 작약, 생지황(건지황)10, 천궁, 맥문동5, 천화분5, 상엽, 여주, 연자육, 오미자, 감초3에 갈근, 돼지감자, 오매3을 가감한다.

당귀, 백작약, 천궁, 생지황은 사물차(四物茶)의 구성재료이다. 사물차는 혈액을 공급하고 혈액을 깨끗하게 하는 기본 약선차이다. 당뇨는 우선 혈액이 충족되어야 하며, 깨끗하게 유지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맥문동은 “겨우살이 뿌리”라고 하며 필수적인 진액을 공급하여 췌장이 인슐린을 분비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준다. 성미가 달고 차지만, 익위생진(益胃生津), 즉 위열(胃熱)을 줄여주면서, 갈증이 나지 않게 진액을 공급해준다.

연자육은 “연씨”로서 성미가 달고 떫으며 폐와 신장에 귀경하여 보비지사(補脾止瀉), 익신고정(益腎固精), 양심안신(養心安神)과 피부의 유연성, 진정작용을 도와주고, 필수적인 진액 즉 정(精)을 저장한다.

천화분은 “하눌타리 뿌리”이다. 성미가 쓰고 차며 폐와 위에 귀경하여, 당뇨의 삼다증상 즉 다갈(多渴), 다식(多食), 다뇨(多尿)증상을 억제한다.열독(熱毒)을 제거하고 탁한 혈액을 정화시켜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준다.

상엽은 “뽕나무잎”으로 성미가 쓰고 달며 차다. 췌장의 부담이 되는 열(熱)을 내리게 하고, 진액을 보충하여 인슐린 분비에 도움을 준다. 상엽은 두통의 요약으로 국화와 같이 사용하며, 명목작용이 탁월하다. 또한 당뇨에 상엽을 주식으로 하는 누에 즉 백강잠을 사용하기도 한다.

여주를 “고과(苦瓜)”라고 하듯이 아주 쓰고 성미가 차다. 식물성 인슐린이라 불리우며, 갈증과 해독작용이 강하고 간에 귀경하여 피로회복을 돕는다.

오미자는 성미가 시고 서늘하여, 수렴성이 강하고 갈증을 해소한다. 땀을 멈추게 하며, 필수적인 진액을 공급하여 인슐린 분비에 도움을 준다.

감초는 모든 약초를 조화시켜 부작용을 줄여주고,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원활하게 하며, 청열해독 작용을 한다.

당뇨 그 자체만으로는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각종 대사를 혼란시키면서 합병증으로 우리를 괴롭힌다. 잘 치료되지도 않는다.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에 간단한 차를 곁들여 밝고 명랑하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하도록 하자. / 한병순 한국 약선차 협회 부회장·서울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생활한방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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