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기 대통령 비서실장인 노영민 실장의 아파트가 현 정국의 주요 이슈가 됐다. 2개의 아파트 가운데 서초구 소재 아파트를 팔지 않고, 청주 소재 아파트를 팔겠다는 것이 국민들의 현 정치권 감정을 흔들어 놓았다. 정부의 최고 정책 결정권자인 비서실장이 결국 강남불패를 자인하는 격이라 보인다. 결국 여권에서 사퇴 분위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권력자들의 자가당착이라 보여 진다.

문재인 정부 21번째 부동산 정책 발표이후 매매가격 및 전세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잠실 리첸스 아파트 전용 84㎡가 19억 거래되던 것이 지난달 22일 23억원 거래됐다. 전세가는 최근까지 9억원 거래되던 것이 14억원으로 5억원 수직 상승해서 거래됐다. 동 아파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7년 4월에 11억원 거래되던 아파트이다. 상승률 110%나 된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자 '도시재생뉴딜'을 하겠다고 했다. '도시재생뉴딜'은 매년 10조씩 5년 임기 동안 50조 원을 쏟아 붓는 토건공약이자, 문재인 후보의 핵심 공약이었다. 당선 이후 엄청난 규모의 정부 예산 투자와 집값 상승을 노린 투기로 인해 서울의 구도심 주택값이 폭등했다.

정부는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겠다고 한다. 주요 핵심은 세금인상이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취득세 세율을 올리겠다고 한다. 집을 살 때와 거주할 때, 그리고 팔 때까지 전 과정에 걸쳐 세금을 더 물리겠다는 것이다.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 혜택도 시행한 지 불과 3년 만에 없애기로 한다고 한다.

지난 2017년 8·2대책과 2018년 9·13대책 때도 세금을 올렸으나, 시장은 양도세 부담에 매물이 줄어 오히려 집값을 자극해서 가격을 올려놓은 것을 현 정부는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

무조건 세금으로 부동산 시장을 억누르려다 보니 시장은 반대급부로 풍선효과가 발생해 수도권 집값이 뛰지 않은 곳이 없다. 이 상황 속에 종부세를 내게 된 국민들이 적지 않은데, 더 무거운 세금을 물리겠다고 하니 국민들이 과연 납득을 하겠는가? 최근 부동산 정책실패로 민주당을 탈당을 한 당원들이 상당히 많다고 한다. 이것이 민심이다.

정부는 그동안 세금·금융·청약 규제로 부동산 시장의 숨통을 조여 왔다. 그러자 시장에 매물이 줄어들면서 국민에게는 집값이 뛴다는 신호가 됐다. 정책 책임자들의 행태만 봐도 알 수 있다. 여당 국회의원 177명 중 다주택자가 40명에 이르고 20명은 투기·과열·조정대상 지역 내에서 2주택 이상을 보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정부는 종부세에 양도세, 취득세까지 올리려는 움직임에 '집값보다는 증세에 더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여당의 세금 과세 등 규제 위주의 집값 안정책을 예고하자 시장에서는 일시적으로 집값을 누를 수 있을지 모르나 근본해법은 못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집값 폭등의 원인 진단이 틀렸으니 처방도 잘못됐고 결과도 뻔하다는 것이다.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서 첫째, '시장에 부동산 안정에 대한 정부의 신호'라 보여 진다. 정책 결정권자가 땜질식이 아닌, 원칙을 가지고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정책 추진이다. 김현미 장관의 정책 추진의 신뢰는 이미 물 건너간 듯 하다.

둘째, 당장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주택공급을 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서울에 그린벨트를 해제뿐만 아니라 정부의 유휴지 및 공유지 등을 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빠른 신호가 중요하다.

셋째, 무조건적인 과세가 아닌 퇴로를 열어줄 부동산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보유세는 약간 적고 거래세는 과중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거래세 비중이 OECD 평균의 4배에 가깝다. 보유세는 적절히 현실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게 올바른 방향이다. 그래야 퇴로가 열려 주택 매물이 나오고 가격이 안정된다.

넷째, 시장 유동성 자금에 대한 투자방향을 정부가 설정해야 한다. 시중 유동성 즉 시중에 풀려있는 돈이 사상 처음 30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넘치는 유동성이 의도했던 투자와 소비보다 부동산과 주식으로 몰리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 넘치는 돈을 어떻게 분산시키느냐가 부동산 안정화의 키포인트라 보여 진다. / 박재성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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