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사(AXA)인수…손보사 포트폴리오 구축·디지털 시너지효과 '장점'
인수 시 '손보사 라이센스' 획득…KB금융간 리딩戰 우위 '가능성'

[월요신문=김다빈 기자]최근 매물로 나온 악사(AXA)손해보험 인수를 신한금융그룹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이 악사 인수를 고심하는 이유로는 금융지주에 걸맞는 손해보험사 포트폴리오 구축, 계열사간 디지털 시너지 효과 극대화 그리고 KB금융과의 '리딩지위' 선점을 위해서다.  

9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매물로 나온 악사 손보 데이터룸(VDR)실사에 참여한다. 신한금융이 올해 더케이손해보험(현 하나손해보험)의 인수를 강력히 검토한 경력이 있는만큼 이번 악사손보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단 게 업계 분석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악사손보 데이터룸 실사에 신한금융이 참여할 계획"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인수 검토까지는 아니지만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악사 인수를 검토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금융계 큰 손' 신한금융그룹에 걸맞는 '손해보험사 포트폴리오' 완성이다.  

신한금융은 현재 '손해보험사' BNP파리바카디프 지분을 9% 갖고 있다. 합작회사 형식으로 보유 중이다. 하지만 손해보험업을 위한 '손해보험 라이센스'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금융당국은 업권 경쟁심화로 종합손보사 라이센스를 더 이상 발급하고 있지 않기에 신한금융이 기존 손보사 인수를 통해 손보사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가능성이 높다.

악사손보는 지난 2000년 한국자동차보험으로 설립돼 2001년 교보생명에 인수된 바 있다. 이후 2007년 프랑스 최대보험사인 악사그룹이 지분을 대거취득하며 악사손보로 사명이 변경됐다. 적지않은 업력과 자동차보험 특화 기업으로, 한 때 시장점유율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의 경쟁력을 갖춘 인프라는 신한금융에 '메리트'로 다가올 수 있다.

이와 함께 전사적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신한금융 전략에도 악사손보는 부합한다. 악사손보는 텔레마케팅(TM)과 온라인(CM)채널로 구성된 다이렉트보험을 판매하는 회사다. 이에 디지털 손보사 전환도 용이하다는 것.

지난 6월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한 하나손해보험이 디지털손보사로 전환한 것처럼 신한금융도 은행, 카드 등 계열사간 협업이 가능한 디지털 손보사 출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악사손보가 주력하고 있는 자동차손해보험의 경우 사실 수익성만 놓고보면 큰 장점은 없다"며 "단 손보사들이 디지털 전환과 함께 생활밀착형 보험으로 탈바꿈하는 만큼 보험업 라이센스를 보유한 악사손보 인수는 매력적인 카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을 위한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는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을 위한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는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 

아울러 신한금융이 악사손보를 인수한다면 KB금융과의 리딩뱅크 지위도 다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올해 당기순이익 1조8422억원을 기록하며 KB금융(1조7314억원)보다 1108억원이 많았다. 다만 최근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역전을 노리고 있다.

실제로 KB금융은 푸르덴셜이 자산규모 21조8000억원을 더해 총 자산규모 591조원을 기록, 금융그룹 총 자산 1위에 올랐다. 신한금융의 자산규모는 578조4000억원이다.

악사손보의 자산규모는 1조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판 뉴딜'에 발맞춰 신한금융은 'N.E.O프로젝트'와 함께 '벤처캐피탈사' 네오플럭스도 인수하며 전 계열사 협업을 통한 다각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손해보험사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최근 벤처캐피탈사를 인수하며 다각도로 사업구상을 기획하는만큼 계열사를 늘려나갈 것"이라며 "단, 악사손보의 낮은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으로 인해 신한금융이 다른 매물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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