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상파 뉴스에서 방송된 초소형차 안전성 논란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현재 우정사업본부에 보급된 약 1000대의 초소형차의 안정성에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어서 탑승하기 어렵고 목숨이 담보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정부의 기준과 인증을 받는 제품을 없는 기준도 내세우면서 과하게 포장해 불안감을 크게 조성시켰다는 내용이다. 더욱이 보도내용 자체가 심각한 결격사유를 갖고 있고, 왜곡된 내용으로 심리적 불안감을 증폭시켰다는 것이다. 애써 구축되고 있는 중소기업의 모델을 단번에 죽이는 불합리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당장 뉴스 발표 이후 해당 기업은 납품 취소가 잇따르면서 간신히 싹을 틔어온 초소형차 분야에 찻물을 끼얹고 있다.

현재 국내 초소형차 기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16년 기준을 마련한 국내의 경우 타국의 사례를 참조로 해 글로벌시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기준을 마련했다. 매년 기준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차종으로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18년에는 자동차관리법에 초소형 자동차로 분류하여 자동차 편입을 하기에 이르렀고 새로운 안전조건과 향후 충돌조건 등이 마련됐다.

현재 우정사업본부에서 운행되고 있는 초소형차는 충돌안정성 등의 추후 조건에 해당되는 차종 이전의 모델이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공식 인증모델이라는 것이다. 초소형차에 대한 일반의 우려를 고려해 몇 가지 확실한 부분을 집고 넘어가기로 한다.

우선 국내의 초소형차 기준은 유럽의 이륜차 분류와 달리 자동차의 한 분야로 편입시켜 기준을 매우 강화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륜차에 없는 등화장치, 제동능력 강화, 후진경고음 등 다양한 기준이 요구된다. 향후에는 충돌테스트 등 더욱 까다로운 기준이 요구된다. 그 만큼 국내 기준은 다른 선진국 대비 가장 까다롭고 가혹한 조건이 포함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현재 국내 초소형차는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를 운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준이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고려해 국도 등으로 한정시켜 운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자동차와 같은 시각으로 초소형차를 보면 안 된다는 뜻이다. 최고속도도 80Km 미만이고 초소형인 만큼 구조적인 한계를 알고 운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옆에 큰 차가 지나간다고 흔들리는 모습 등 우려스러운 현황은 원래부터 가진 구조라는 것이다. 어느 차량도 큰 차가 지나가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논리이거늘 무리하게 과장하지 말라는 것이다. 기존 운행하는 이륜차와 비교하면 이 차종이 얼마나 안전한지 알 수 있다.

셋째로 향후 기준이 더욱 강화돼 충돌테스트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초소형차에 맞는 충돌기준을 마련하는 것이지만 어느 선진국치고 이렇게 가혹하게 기준을 만드는 국가는 없을 정도로 국내 기준은 까다롭다. 현재 충돌테스트 기준은 해당되지 않는 만큼 보급된 차종은 대상이 아니다. 방송에서 나타난 충돌테스트 장면은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시험적으로 시행한 장면인 만큼 현재의 차종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실제로 어떠한 단단한 차종도 속도를 높여 충돌하면 끔찍한 장면은 얼마든지 연출이 가능하다. 해당 차종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같은 기준으로 묘사한 부분은 분명히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넷째로 우정사업본부 보급 차종은 국토교통부의 안전기준, 환경부의 환경기준 통과는 물론 우정사업본부의 까다로운 자체 기준까지 통과한 차종이다. 각 국가에서 운영되는 우편용 차종은 초기에 발생하는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발전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이와 같은 과도기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기준으로 강화되고 있다.

다섯째로 우정사업본부에서 최근까지 활용된 이동수단은 모두가 이륜차라고 할 수 있었다. 이륜차는 보호 차체가 없는 만큼 운행 중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이륜차 시절인 2018년 국내 집배원 교통사고는 515건이나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기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초소형차 보급 1000대 중 약 10개월간 발생한 교통사고는 단 4건이다. 경상 4명이며, 부상 이유도 안전띠 미착용 등 운전자 과실이라 할 수 있었다. 그 만큼 안전하다는 뜻이고 이륜차 대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초소형차 영역은 중소기업 중심의 미래 먹거리라 할 수 있다. 자동차의 개념이 미래 모빌리티로 확장되면서 새로운 시장 창출과 일자리 확보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크다. 불모지에서 어렵게 키워가고 있는 초소형차 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글로벌 히든 챔피언 즉 강소기업으로 육성될 수 있는 충분한 역량 강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싹을 밟지 말고 키울 수 있는 힘을 도리어 주어야 하는 핵심 영역이다.

초소형차 영역은 일반 자동차와 달리 새로운 영역으로 생각하고 새로운 생각을 가져야 한다. 기존에 갖고 있던 고지식한 판단을 기준으로 잘못된 기준을 들이댄다면 심각한 결과가 도출되는 만큼 보듬고 감싸면서 새로운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 사안을 기반으로 초소형차 영역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시각으로 중소기업형 미래 먹거리로 다시 키울 수 있는 역량을 모아주길 바란다. /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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