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의 원인으로 꼽히는 ‘이어폰’

- 선진국 음향기기 음량 100dB 이하로 제한
- 10대 청소년, 보청기 사용 증가 추세

 
이어폰, 헤드셋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지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소리를 크게 높인 상태로 걷다가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거나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청각신경에 자극을 주어 난청이 생길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을 비롯, 주변을 둘러보면 이어폰·헤드셋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이는 최신 스마트폰, MP3 등 휴대용 음향기기 사용이 보편화되고 사회의 변화속도가 빠르고 과중한 업무와 복잡한 인간관계, 각종 고민들로 감정적 피곤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어폰·헤드셋을 통해 음악을 듣거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소소하나마 위로를 받고 재미와 자유를 느낀다. 심지어 이어폰·헤드셋을 사용하지 않고 거리를 이동할 때 허전하고 지루한 느낌을 강하게 받고 못 견뎌하기도 한다. 중독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어쩌다 이어폰과 헤드셋을 집에 놓고 오기라도 한다면 이들이 어떻게 출퇴근시간, 이동시간을 버텨낼지 우려될 정도다.

소음에 노출된 귀

그럼에도 이어폰·헤드셋의 음량을 줄이고 잦은 착용을 지양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습관적 사용이 난청의 원인이 되기 때문. 난청은 말 그대로 듣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질환이다. 지속적인 소음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청각세포가 손상을 받아 생기는 소음성 난청이나 중이염 등의 귓병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다른 귀 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나타나는 난청, 나이가 들면서 달팽이관의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거나 뇌 기능의 저하로 생기는 노인성 난청 등이 있다. 이 중 최근 급증한 난청이 바로 소음성 난청이다.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이 외부 소음이 큰 환경에서 이어폰의 음량을 습관적으로 높이는 사람에게서 발병 빈도가 높다. 우리가 듣는 소리는 그 크기에 따라 데시벨(dB) 이라는 단위로 표현되는데, 일반적인 대화소리가 50~60dB 정도이고, 지하철 소음은 80dB 정도다. 90dB은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MP3 플레이어의 소리는 약 110~130dB까지 높일 수 있다. 이는 제트엔진이나 전동드릴 소음에 노출되는 것과 비슷하다. 소음성 난청이 처음 발생하게 되면 귀가 먹먹하거나 귀에서 ‘삐’ 하는 소리가 나는 것처럼 느끼는 이명(귀울림)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난청은 저음보다는 고음역 주파수의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자주 되묻거나 남들보다 TV 소리를 크게 해야 들리는 사람은 한 번쯤은 난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난청은 단순히 잘 들리지 않아 답답함을 주는 것을 넘어 사회생활과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는 등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귀에게 휴식을 주자

과거 소음성 난청은 시끄러운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겪는 직업병이라고 알려졌지만 최근 들어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어 더욱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소음성 난청으로 진료받은 10대 환자 수는 지난 2006년 306명에서 2010년 394명으로 28%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젊은 나이에 보청기를 찾는 난청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EU 등의 선진국은 MP3 플레이어 음량을 100dB 이하로 제한하는 안전기준을 발표했으며, 일본이나 스위스 등은 이어폰이나 MP3 플레이어에 소음성 난청 유발 가능성을 알리는 경고문을 부착하기도 했다.
현대사회에서 난청을 가장 쉽게 예방하는 방법은 소음노출을 줄이는 것이다. 이어폰 볼륨을 조금 줄이고 가능하다면 귀 안에 밀착되는 커널형 이어폰보다 헤드셋을 사용하자.

세계보건기구 유럽위원회는 난청을 줄이기 위해서 최대음량의 60% 이하로 하루 60분 정도만 듣는 60/60 법칙을 지키라고 권고하고 있다. 난청이 의심될 경우, 방치하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으니 되도록 빨리 병원에서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가 힘들어지면 난청 의심

중년 이후에 아무런 이유 없이 양쪽 귀가 조금씩 안 들리기 시작해 시간이 흐를수록 정도가 심해진다면 귀의 노화현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귀의 노화란, 소리를 감지하여 청신경으로 연결해 주는 내이 속 달팽이관의 섬모(유모)세포와 그 주변세포들이 퇴행적으로 변하고 위축되는 것으로 결국 난청으로 이어진다. 한번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 청신경 조직은 재생이 힘들므로 청력을 다시 정상 상태로 복원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이는 이명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청각의 노화가 시작되면 TV소리가 깨끗이 들리지 않게 된다. 증세가 심해지면 소리는 들리나 그 뜻을 명료하게 알지 못하게 되며 주변 소음이 있으면 그 정도가 심해진다.

난청 진단을 받은 후에 대처하자

노인성 난청은 청력장애를 일으킬 다른 질환이 없기 때문에 자세한 검사와 진찰을 통해 혹시 다른 원인에게 온 것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따라서 난청으로 귀가 아주 먹는 것이 아니라는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청력재활에 나서야 한다. 최근 별 이유 없이 다른 사람보다 말소리가 커진 사람이라면 난청이 시작됐다는 징후 일수 있으므로 이비인후과를 찾아 청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노안이 오면 돋보기를 끼듯 노인성 난청으로 생활이 불편할 정도가 되면 보청기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노인성 난청은 일종의 노화현상이어서 병적인 상태로 볼 수 없으나 되도록 소음이나 스트레스를 피하고 영양 공급을 알맞게 하면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다. 더불어 질환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으므로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을 예방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안에 보청기를 사용하는 노인이 있다면 큰 목소리 대신 얼굴을 마주보며 정확한 발음으로 천천히 얘기하는 것이 좋다.

출처 한국건강관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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