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서 채권매각 비중 생보 62%·손보 87%…'투자 의존' 뚜렷

[월요신문=김다빈 기자]보험사들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상승했다. 단 보험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보다는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더욱 많았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1~9월)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5조57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3195억원)가 증가했다.

생명보험사의 순이익은 3조15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1%(946억원) 늘었고 손해보험사는 2조423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2%(2249억원)가 증가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본업인 보험영업을 통해서가 아니라 투자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증가에 기인했다. 올해 3분기까지 보험영업이익은 생보사가 17조6735억원 손실했고 손보사는 3조1825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해 손실 규모가 축소된 것이긴 하지만 사실상 보험업권 전체가 20조원 넘는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보험사 당기순이익이 흑자가 된 것은 부동산과 채권 등 금융자산 처분에 따른 투자영업이익 덕이다. 현대해상의 경우 강남사옥 매각으로 2000억원의 부동산 처분이익을 실현했고 3분기 영업이익은 1997억원이었다.

채권 매각으로 인한 실적방어는 더 뚜렷하다. 지난해 적극적으로 채권 매각에 나섰던 DB손해보험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247억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27.5%가 감소했다.

이처럼 부동산, 채권 매각에 따른 기저효과로 보험사 실적도 종잡을 수 없는 형국이다. 실제 보험사 당기 순이익에서 채권 매각이 차지하는 비율은 생보사와 손보사가 각 62%, 87%를 차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지난해 1조5000억원 적자에서 올해 5000억원 적자로 여전히 손해인 상황"이라며 "1조를 벌었다기 보다는 적자 규모를 줄였다고 하는 게 맞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산운용이익률이 2%대로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더욱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사실상 건물과 채권 등을 팔며 이익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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