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오는 2024년 자율주행 전기차를 출시하기로 했다. 자체 배터리를 설계하고 모듈 형태의 하청을 통한 전기차로 예상된다. 애플의 이번 발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애플은 전 세계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시조이다. 현재의 스마트폰이 인류의 생활사에서 가장 폭발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인류 최고의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언급하는 만큼 이제는 다음 세계로 이끌 모델이 바로 모빌리티의 혁명인 '자율주행 전기차'이다. 이번 발표는 이런 신세계를 여는 두 번째 혁신의 세상이 열린다는 것을 알린 발표라 할 수 있다. 이번 발표로 인해 단순히 자동차는 기존 글로벌 제작사만 만드는 것이 아닌 '움직이는 가전제품', '움직이는 생활공간' 심지어 '바퀴달린 휴대폰' 개념으로 확장된다는 의미이다.

이번 발표로 시사하는 바를 찾아보자. 우선 전기차의 제조상 특성이다. 기존 내연기관차의 경우 약 3만개의 부품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전용 플랫폼을 통해 제조하는 관계로 제작사가 아니면 아무나 접근할 수 있는 품목이 아니었다. 그러나 전기차는 부품수가 과반 정도이고 모듈 개념으로 진행하면 누구나 접근이 쉬운 제품이다. 앞으로 영역이 무너지고 시장이 중첩되는 만큼 생존경쟁은 치열해지고 약육강식의 시대가 더욱 빠르게 도래 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로 이번 애플의 발표에서 최고 수준의 리튬 이온 배터리가 아닌 중국식의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무거운 만큼 큰 단점은 있으나 열에 대한 저항이 커서 화재 등 문제점은 매우 낮은 배터리이다. 이미 국내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X의 화재나 코나 전기차 화재 등과 같이 취약한 배터리 부분이 열로 인한 화재 등의 한계점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발표는 아예 문제의 소지를 없애고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세 번째로 선점과 주도권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앞으로의 변화는 예전과 달리 급변하는 시장이고 모빌리티의 개념도 확대, 깊게 진행되는 만큼 선두 주자로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논리이다. 결국 애플의 강점인 모빌리티의 신경망인 알고리즘, 특히 인공지능을 주도하면서 미래형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선취하겠다는 의도도 크다.

애플의 전기차 출시 예상은 그래서 더욱 앞으로 파장이 크게 일어날 것이다. 그 파장의 끝은 누가 받고 가져갈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이다. 미래의 10년은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급변하고 있고 아직은 안개 속이다. 자동차 산업을 국가 경제의 주축으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의 상황에서는 더욱 냉철하게 판단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더욱 빠르게 변하는 미래를 객관적으로 현명하고 냉철하게 내다보길 바란다. /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대림대 교수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