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서비스 일반인에 운영 가능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등 출시 경쟁 '가속화'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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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김다빈 기자]금융당국이 보험 가입자 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보험사의 출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불황과 보험업계 저금리·저성장 등 위기 속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단 준비없는 서비스 출시 경쟁이 과열된다면 국내 헬스케어 서비스가 되레 뒷걸음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달 10일 금융위원회는 보험업권 헬스케어 활성화 추진전략의 일환으로 보험사들이 기존 보험계약자만을 대상으로 건강관리서비스(헬스케어)를 영위할 수 있던 것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사가 건강관리서비스 부수업무를 신고한다면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중 현재 보험사의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가입을 위해 소비자가 주민등록등본 등 직접 관련서류를 제출해야하는 불편함도 개선한다.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보험사가 헬스케어와 마이데이터 사업을 하는 자회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다시금 명확히하고 중복 승인절차도 정비해나갈 방침이다.

보험업계도 이런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장기적으로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보험업권에 뚜렷한만큼 '미래 먹거리' 찾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마이데이터 사업과 더불어 헬스케어 서비스의 일반인 대상 확대 방침은 해당 서비스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증폭되는 것이다.

생명보험사들을 중심으로 보험사는 앞다퉈 헬스케어 서비스 출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에 부수업무를 신고하는 동시에, 새로운 헬스케어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기존 운영하던 서비스를 개선·보완해나가고 있다. 또 서비스 개발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는 곳도 있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신한생명이다. 신한생명은 지난달 17일 보험사 최초로 일반인 대상 건강관리서비스 부수업무를 신고했다.

이어 29일에는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가 야심차게 기획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하우핏'의 베타버전을 출시했다. 하우핏은 별도의 기기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헬스트레이너로부터 운동코칭과 실시간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올해 1월 아이폰 버전 출시와 함께 3월 정식 출시 해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산이다.

신한생명이 지난 29일 출시한 헬스케어 플랫폼 '하우핏'. 사진=신한생명 
신한생명이 지난 29일 출시한 헬스케어 플랫폼 '하우핏'. 사진=신한생명 

또 오렌지라이프와 하나생명은 건강관리 기업과 손을 잡고 헬스케어 서비스 출시에 나섰다. 오렌지라이프는 '에비드넷'과 업무협약을 맺고 에비드넷이 보유한 헬스케어 빅데이터를 통해 질병사전 예방 서비스·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나생명도 간병인 구인 구직 플랫폼 '좋은간병'을 운영하는 유니메오와 마케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시니어 헬스케어 관련 보험서비스를 개발해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이미 헬스케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화생명·교보생명·AIA생명도 일반인 부수업무 신고를 검토, 내년 서비스를 확대를 준비 중이다.

또 ABL생명은 생명보험협회로부터 획득한 배타적사용권을 바탕으로 헬스케어 서비스 출시를 모색 중이다. 건강등급에 따라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건강등급적용특약'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함에 따라 헬스케어 서비스 진출길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손해보험사 중 유일하게 헬스케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삼성화재도 '애니핏'에 헬스케어 기능을 추가한 '애니핏 2.0'을 지난해 11월 선보였다. 운동 목표를 달성하면 포인트만을 제공해주는 기존 기능에 골다공증케어·건강위험분석 등 헬스케어 서비스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일각에서는 헬스케어 서비스의 질적향상 없는 과열된 출시 경쟁은 오히려 국내 헬스케어 서비스를 뒷걸음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보험사들과는 달리 아직 국내 헬스케어 시장은 단순 마케팅이나 영업목적의 제한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하고 있지만 아직 부수적인 서비스나 사업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어 차별성과 자체 사업성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보험사는 내·외부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데이터를 우선 확보한 후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 진출을 준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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