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단독대표 부임 후 체질개선 통해 실적반등 견인
올해 전속판매채널 설립 추진에 노사 갈등 고조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진=한화생명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진=한화생명 

[월요신문=김다빈 기자] 여승주 대표가 지난해 단독 대표로 부임한 후 한화생명의 실적이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최근 노동조합(노조)과의 갈등이 불거지며 성장 동력에 제동이 걸렸다. 노조는 여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전속판매 자회사 설립에 전면 반대하며, 총파업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413억원으로, 1년 전(1540억원)보다 56.3% 증가했다.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실적 반등을 예약한 상황이다. 2019년 한화생명의 순이익은 1150억원으로, 2018년(3590억원)보다 115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저금리·저성장이라는 보험업계 위기 속에서도 보험상품 포트폴리오 전환 등 여 대표의 사업역량이 발휘됐다는 분석이다.

여 대표는 2019년 3월 차남규 부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지난해 3월 단독대표가 됐다. 한화그룹 재무전문가로 금융계열사를 총괄하며 '체질개선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 여 대표는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등 체질개선을 이루며 순이익을 다시 성장세로 전환시켰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입보험료는 1년 전 대비 12.8%가 증가한 3조436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신계약 내 보장성보험 비중이 65%로 확대돼 다시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할 수 있던 것이다.

올해에도 여 대표는 기존 보험업 강화와 함께 미래성장동력 찾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며 실적호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4월 1일 출범을 목표로 전속 판매채널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제판분리 본격화를 위해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칭)를 출범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저성장 기조가 뚜렷한 상황 속에서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GA(독립보험대리점)시장에 진출, 기업의 가치 증대와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산이다.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 출범하면 GA업계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측된다. 자본금 65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은 물론 540개의 영업기관과 1400여명의 임직원, 2만명에 달하는 재무설계사(FC)를 구축한 대형 GA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다만 출범 3개월을 앞두고 한화생명 노조와의 갈등이 고조된 점은 해결할 과제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 노동조합 한화생명 지부는 지난 4일, 2번째 경고성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18일 이사회를 통해 한화생명 재무설계사 영업조직을 물적분할하겠다는 결정에 전면 반기를 든 것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있었던 1차 경고성 파업에 이어 이날 두 번째 경고성 파업에도 전국 한화생명 지점서 근무하는 1000여명의 근무자들이 휴가를 내는 연가투쟁 형식으로 경고성 파업에 돌입했다.

이 같은 노조의 판매 자회사 설립 반대에 여 대표는 지난해 12월 24일 "회사 인력축소는 고려대상이 아니며 임직원들의 신분보장 및 급여와 복리후생은 현재와 다름없으며 오히려 나아질 것"이라며 구조조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난해 12월 한화생명 노조가 한화생명의 영업조직 물적분할에 반대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사무금융서비스 노동조합 한화생명 지부. 
지난해 12월 한화생명 노조가 한화생명의 영업조직 물적분할에 반대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사무금융서비스 노동조합 한화생명 지부. 

이와 관련 한화생명 관계자는 "여승주 대표는 노조의 불신을 덜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조와 소통창구를 열어두고 있다"며 "아직 협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입장차이는 존재하지만 올해 4월 출범에 무리가 없도록 협상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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