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화된 식습관이 자리를 잡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에 노출되고 있다. 매년 늘어나고 있는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합병증의 두려움뿐만 아니라 병원비까지 큰짐으로 다가온다. 또 당뇨가 오래되면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는 환자가 증상을 잘 인지하게 못할 수 있으므로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위험까지 무시할 수 없다. 당뇨발이라고도 알려진 이 증상은 심하면 발병 부위를 절단하는 상황까지 초래해 겨울철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우리 국민의 당뇨에 대한 수치를 발표했다.


국내 당뇨병 환자는 전체 인구의 5백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 중에는 30~50대 당뇨병 환자의 62%가 남성이며, 이는 여성의 2배인 것으로 나타나 직장생활이나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술이나 흡연으로 해소하는 남성이 당뇨에 크게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의 당뇨 환자는 2005년 186만여 명에서 2009년 215만여 명으로 4년 간 연평균 3.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남성환자가 약 52%로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도별 평균증가율도 남성이 4.2%, 여성이 3.1%를 보여 5년 동안 남성 환자가 더 많이 증가했다고 한다.


당뇨는 일반적으로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몸에서 포도당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비만, 노화, 임신, 약물 남용 등의 다양한 원인이 있고 특정 유전자에 결함이 있거나 수술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다음, 다뇨, 다식이라는 3대 증상이 유명한 당뇨병은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 증상이 나타나고 그로 인해 여러 증상 및 징후와 함께 소변에서 포도당을 배출하게 된다.


한편 당뇨병 환자의 33%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알고 있는 것으로 최근 조사 결과 알려졌는데 이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인 당뇨발로 이어질 수 있어 겨울철 발 관리에 주의해야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또 전문가들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3년 이상 앓게 되면 당뇨발이 발생할 위험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고 당뇨발이란 뼈와 살이 썩어 들어가는 현상으로 심한 경우 발이나 발가락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강한 추위에 감각이 무뎌지는 겨울에는 이 증상을 모르고 방치할 수 있어 당뇨발로 발전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성 신경병증 소연구회가 전국 40개 병원에서 3,999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에서의 통증의 정도 및 삶의 질에 관한 연구’를 실시한 결과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당뇨병을 앓은 지 5~10년이 된 환자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는데, 이때부터 신경병증 통증이 발생해 당뇨병 유병 기간 내내 지속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당뇨병을 10년 이상 앓게 되면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지기 시작해 당뇨병을 오래 앓은 사람일수록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관리에 주목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역시 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해 노인 당뇨병 환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잘 모르는 환자들도 많아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발, 또는 다리에 저린 감(64.8%)’이었다. 이는 말초신경 손상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인 것으로, 이 때문에 환자들이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단순한 저림증으로 생각해 간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린 증상은 점차 극심한 통증이나 무감각으로 발전해갈 수 있다.
이 외의 증상으로는 ‘발 또는 다리에 찌르는 듯한 느낌(46.1%)’이 들거나 ‘이불이 피부에 닿을 때 아픈 느낌(40.8%)’, ‘걸을 때 발의 무감각(35.7%)’ 등 다양한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이런 통증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수면장애를 겪는 등 삶의 질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들이 증상을 잘 인지하지 못해 의사를 찾는 시간이 늦어짐으로써 병을 키우고 비용 손실이 늘어나거나 삶의 질 또한 만족스럽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들의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는 ‘삶의 질 평가점수’를 100점 척도로 측정했을 때 67.65점으로 나타나 당뇨환자의 74.29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의 평균점수인 90점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다.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소연구회 고경수 회장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 치료와 생활습관 치료 등을 통해 통증 및 수면장애 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음에도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방치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당뇨병 환자에서 발에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면 제일 먼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의심하고 즉시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당뇨발을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또 “때로 무감각한 증상으로 시작되기도 하므로 당뇨병 환자에서는 별 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주치의와 신경병증 통증에 대해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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