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이인영 기자]젠더 이슈가 유통업계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의혹 제기가 잇따르면서 특정 기업의 이슈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분위기다.

일명 남혐 논란은 한 이벤트 포스터 이미지로부터 촉발됐다. 편의점 GS25가 지난 1일 공개한 캠핑가자 이벤트 포스터에 그려진 소시지와 손 모양이 남성 혐오 표현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논란은 걷잡을 수없이 커졌고, 불매운동 조짐에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은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스터를 제작한 담당 디자이너 역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오해라며 해명에 나섰다.

소위 숨은 메갈 찾기가 확산되며 수많은 기업들이 논란에 휩싸이자, 우려 섞인 목소리와 함께 이를 부추기는 듯한 의견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이에 기업들은 민감한 시기인 만큼 적극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무엇 하나 조심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며 "논란의 여지가 크다는 점 자체는 인지하고 있으나 사실관계 확인에 앞서 여론이 형성되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이제 쟁점은 남녀 편가르기가 됐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젠더 갈등이 하루 이틀 만에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와는 달리 SNS 등을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는 것도 불씨를 지핀 셈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회 분위기가 격앙돼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가운데 2년 전 작성된 20대 남성지지율 하락 요인을 분석한 보고서가 SNS 상에서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는 지난 2019년 2월 18일 '20대 남성지지율 하락요인 분석 및 대응방안'이라는 제목의 현안보고서를 작성했다. 현안보고서는 당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주요 여론조사에서 20대 남성의 지지도가 여성에 비해 현저히 낮은 현상에 대해 다뤘다. 특히 20대 내부의 '젠더 갈등'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20대 남성은 대북인식, 병역, 여성정책 등 여러 측면에서 20대 여성과의 인식 차이가 매우 크다"며 "자신들이 느끼는 역차별 및 박탈감 요인이 성별 할당제, 가산제 등 민주화 이후 지속적으로 강화된 여성 편익 친화적 정책에 기인한다고 믿는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0대 남성이 느끼는 역차별 이슈가 대체로 정부 정책의 여성 편익 우선적 편향성에 대한 불신이 공통 특징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 인사들에게는 여성문제 및 성평등 관련 발언이나 정책 수립과정에서 '신중하고 균형있는 메시지 전략'을 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보고서는 "고위 관료들이나 정치인들은 성평등 및 남녀불평등 관련 지수나 통계를 편향적으로 선택, 활용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균형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찬반 또는 주관적 관점을 표현할 의사는 없다. 다만 한 명의 국민으로서 '국민 화합과 통합'이라는 정책 과제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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