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투자자 831명에게 투자 원금 반환…2780억원 규모
정영채 "고객 보호에 최선 다해…금융당국 충분히 이해할 것"

NH투자증권은 25일 여의도 파크원 NH금융타워 본사에서 옵티머스펀드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25일 여의도 파크원 NH금융타워 본사에서 옵티머스펀드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월요신문=김기율 기자]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 일반투자자들에게 투자 원금 전액을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권고한 배상 비율을 수용한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결정으로 금융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경영 정상화를 꾀해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사를 통해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일반투자자들의 투자 원금 전액을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5일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한 금감원 분조위의 조정안이 발표된 지 약 두 달 만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최대 판매사다. 2019년 6월 13일부터 2020년 5월 21일까지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펀드 54개(6975억원) 가운데 35개(4327억원)이 환매 연기됐다. 이 가운데 일반투자자 자금은 약 3000억원 규모다.

분조위 조정안 발표 이후 NH투자증권은 총 여덟 차례에 걸쳐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일반투자자 보호 방안과 주주가치 보전 방안을 논의했고, 일반투자자 831명(전체 고객의 96%)에게 투자 원금을 반환하기로 뜻을 모았다. 총 지급금액은 2780억원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선제적인 원금 반환을 통해 소중한 고객을 보호하는 조치를 이행하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지키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며, 하루빨리 전체 조직이 정상적인 업무체계로 복귀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산업의 변화와 새로운 사업기회에 대응하는 것이 NH투자증권 주주의 최대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이후 일반투자자들에게 펀드 잔고의 45% 규모인 1779억원의 유동성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해당 금액에 더해 추가 지급함으로써 투자 원금 전액을 반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NH투자증권은 분조위의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판단은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추가 지급은 일반투자자들에게 원금을 반환하면서 수익증권과 제반 권리를 양수해 수익증권 소유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 사적합의의 형태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는 "분조위가 권고한 '계약 취소'와 형식은 다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투자 원금을 전액 회수하는 측면에서 동일하다"며 "고객 보호를 위해 당사가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에서도 충분히 양해해 주실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일반투자자와의 사적 합의를 마무리한 후 옵티머스 펀드 수탁은행과 사무관리회사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및 구상권 청구소송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행법상 펀드 판매사는 펀드 판매 과정에서 수탁은행의 감시 기능과 사무관리회사의 관리 기능을 100% 신뢰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 대표는 "옵티머스 사태는 많은 당사자들에게 고통스러운 사건이지만, 한편으로 우리의 펀드 생태계가 투자자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계기로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용사와 투자자 사이에서 수탁, 사무관리, 판매 등을 담당하는 이해당사자들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히 규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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