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전통적 가치투자 전략의 돌파구 제시

사진=크래프트테크놀로지

[월요신문=이도경 기자]국내 금융 AI(인공지능) 스타트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이하 크래프트)가 월가를 비롯한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기업은 국내 기업 최초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를 상장했으며 사람이 아닌 AI 모델을 기반으로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3일 크래프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9일 오기석 APAC지사 법인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오기석 법인장은 "크래프트의 AI 모델이 가능성 높은 종목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WSJ는 국내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상장한 ETF도 함께 언급했다. 해당 상품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NVQ(Qraft AI-Enhanced U.S. Next Value ETF)로 유형자산에 더해 무형자산까지 측정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크래프트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뉴욕증시에 총 4개의 ETF 상품(▲NYSE:QRFT ▲AMOM ▲HDIV ▲NVQ)을 출시했다. NVQ는 다른 가치주들이 참고하던 재무제표 등의 일반적 정보에서 나아가 지적 재산권, 광고비, 연구·개발 비용 등을 AI로 분석해 기업의 가치를 측정한다. 올해를 기점으로 이번 달 18일 기준 18.9%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미국 주가지수 S&P500 수익률을 6.9%포인트(p) 앞서는 수치다.

AMOM는 지난해 하반기 전기차 선도기업인 테슬라의 주가 추이를 정확히 예측해 AI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8월 AMOM이 테슬라 주식을 전량 매도한 후 테슬라의 주가는 동년 9월과 10월 각각 14%, 10% 하락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테슬라 주식을 ETF 비중 6.7%까지 사들인 후에는 사상 최고치인 883.09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어 다시 한번 전량 처분에 나선 2월 초 약 33% 떨어졌다.

2020년 기준, S&P500의 유·무형 자산 비중. 자료=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크래프트가 가진 AI 모델은 전통적 가치투자 방식을 대체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PBR(자산규모 대비 시가총액)이 낮은 기업을 고르는 기존의 '밸류 팩터(value factor)' 투자가 기술력·브랜드 가치·플랫폼 가치 등 무형자산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녔기 때문이다.

지난해 Aon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무형자산은 1975년 기준 S&P500 기업 자산의 14%에 불과했으나 2018년에 이르러 84%까지 증가했다.

김형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대표는 "밸류 팩터는 수년간 성과가 저조했지만 무형자산을 고려한 새로운 방식의 가치투자를 통해 부활할 수 있다"며 "NVQ는 AI기술을 활용해 과거에 사용했던 일반적인 가치 평가 지표 외 R&D나 마케팅 등을 측정하며 가치를 재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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