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은 1443년에 훈민정음을 창제해 1446년 세상에 반포했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문자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훈민정음 창제는 세종대왕의 많은 업적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조선의 위대한 왕 세종이 새로운 문자 훈민정음을 창제한 이유는 무엇인가?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이유는 '훈민정음해례'에 명확하게 기록돼 있다. 우리 한국어가 중국어와 언어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말을 중국의 문자인 한자로 표현하기 어려워서 백성들의 고통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백성들의 가장 절실한 고통을 보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세종대왕의 뜨거운 마음이 새로운 문자 훈민정음의 발명으로 나타난 것이다. 세종은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음운학적인 연구를 거듭한 결과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과학적인 문자 한글을 발명했다.

그러나 위대한 지도자 세종의 비전이 최만리를 비롯한 당대 양반 귀족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처럼 우수한 문자 한글이 그 이후 조선의 역사에서 500여년 동안 무시와 천대를 받아왔으며, 대부분의 국민들은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문맹의 어둠 속에서 살아왔으니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오늘날 다문화 사회를 이루게 된 대한민국에서 한글이 외국인들에게 얼마나 쉽고 과학적이며 아름다운지 그 진가가 드러나고 있다. 위대한 지도자 세종이 품었던 한글 창제의 아름다운 비전은 500년 후 우리 후손들뿐만 아니라 온 인류가 함께 누리는 빛나는 문화유산이 된 것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을 선언한 지 100년 되는 1960년대에도 미국에서는 흑인과 백인 사이의 인종차별이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흑인 아이들은 백인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갈 수 없었으며, 흑인들은 백인들이 가는 식당에도 갈 수 없었다.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자신의 아름다운 비전을 선언하기 위해 워싱턴D.C.에 있는 링컨 대통령 기념관의 대리석 계단에 올라갔다. 여기에서 그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유명한 연설을 한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는 언젠가 이 나라 국민들이 '우리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창조됐음을 자명한 진리로 삼는다'는 말의 참뜻을 깨닫게 될 것이라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나는 언젠가 조지아 주의 붉은 언덕에서 노예의 자손들이 노예 소유주의 자손들과 함께 형제애의 식탁에 앉을 수 있게 되리라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나는 나의 자녀들이 언젠가는 그들의 피부색으로 평가받지 않고, 그들의 인품에 의해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되리라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위대한 지도자는 미래의 후손들을 위한 아름다운 비전을 제시한다. 백범 김구 선생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위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통일국가를 이뤄 인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우리나라는 세계 여러 나라의 젊은이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게 하는 위치가 됐다. 일본제국의 식민지 지배와 6.25 전쟁의 참상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자유 민주주의의 꿈, 경제부흥의 꿈, 스포츠 강국의 꿈, 문화예술의 꿈을 이룬 나라의 모델이 되고 있다.

이제 우리 한국의 지도자는 한반도 평화 통일의 비전, 그리고 한반도와 동북아를 중심으로 인류가 지향해야 할 평화의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이다. 조선 시대 국가의 지도자들이 민족의 위기 앞에서도 공리공론만을 일삼다가 망국의 비극을 겪었던 역사를 되돌아보며, 100년 후 우리 후손들이 누릴 미래를 위한 아름다운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 유원열 목사·전 백석예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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