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0개 점포 폐쇄 예정…서울 서소문 등에 '디지털 특화점포' 오픈
신규 여·수신 부문 디지털 커버리지 60.1%·73.1%…온라인 비중 높아

신한은행의 디지털 특화점포 목동PWM 디지로그 전경.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의 디지털 특화점포 목동PWM 디지로그 전경. 사진=신한은행 

[편집자 주] 올해도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전환이 한창이다. 점포는 축소되면서 AI(인공지능) 은행원이 등장했고, 심지어 간판에 은행이라는 표기도 지웠다. AI 기술을 금융 서비스에 접목하면서 조직개편 중심에도 디지털이 자리잡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업무가 확산되고, 인터넷 은행 등 빅테크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에서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경쟁력이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본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가속화 추진을 위해 기존 오프라인 영업점을 줄이는 한편 은행간판을 뗀 특화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 58곳의 영업점을 폐쇄할 예정이다. 이는 상반기 6개 점포를 폐쇄한 것을 포함, 올 한 해만 60여곳 점포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신한은행이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영업점 수는 지난해 859곳에서 700개 후반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이들이 오프라인 영업점 폐쇄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디지털 금융 전환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점은 줄어들고 있지만 신한은행의 신규 여신·수신 건수를 디지털 채널이 성공적으로 메우고 있어서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부터 디지털 금융 성과를 공식 성과지표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그간 금융사들이 디지털 사업 특성을 결과치로 표현해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이들을 수치화해 디지털 전환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였다.

이들은 분기와 반기별 실적 공시에서 '디지털 부문 현황'을 별도 페이지로 구성해 관련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디지털 부문 현황에 따르면 1분기 수신과 여신 부문 디지털 커버리지(Coverage)는 각각 73.1%, 60.1%이다. 이는 지난해 72.6%, 55.5%에서 각각 0.4%포인트(p), 4.6%p 증가한 수치다. 신한은행의 디지털커버리지는 총 신규 거래 건수 중 디지털 신규거래의 비중을 뜻한다. 예금, 적금 등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는 서비스인 수신거래는 이미 10명 중 7명이 넘게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 디지털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여신의 경우에는 디지털 전환 속도가 더욱 빠르다. 2018년 39.8%에 불과했던 여신 디지털 커버리지 비율은 39.8%에서 2019년 46.6%, 지난해 55.5%에서 어느덧 올해 60%를 넘어섰다. 2년 전 만해도 아직까지 은행 창구를 통해 대출을 실행하는 고객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디지털 창구를 통한 신규 대출 건수가 더 많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신한은행의 디지털 커버리지 비율. 출처=신한금융그룹 
올해 1분기 신한은행의 디지털 커버리지 비율. 출처=신한금융그룹 

이에 신한은행은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는 한편 디지털 특화 창구로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2일 신한은행은 디지털 특화 점포 '디지로그'를 서울 서소문지점과 인천 남동중앙금융센터, PWM목동센터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신한은행' 로고가 이 지점에 없다는 점이다. 은행권에서 은행 이름 없이 서비스 브랜드만을 명시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디지털 특화점포에서는 특화 점포를 통해 고객들이 상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100% 예약제로 운영해 대기시간을 없앴다. 또 인공지능(AI)은행원을 배치해 화상상담을 통한 원격 업무수행으로 진행된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해 신한은행은 모바일 앱인 쏠(SOL) 기능도 향상시켰다. 특히 오프라인 상담을 통해 진행되는 경우가 일반적인 기업, 소상공인들의 대출 관련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올해 4월에는 코리아크레딧뷰로와 공동 개발한 온라인 플랫폼 '신한 퀵정산 대출'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자영업자들은 신한은행 기업 전용 모바일 앱 쏠 비즈(SOL Biz)를 통해 대출신청부터 약정까지 받을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관 연계를 통해 법인고객을 대상으로도 비대면이 가능한 대출 신청 및 약정 프로세스도 구축 중에 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서비스 범위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이달 중에는 기존 3개부서에서 5개부서로 확대 개편하는 디지털영업부 조직개편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디지털영업부 신설에 따라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 출시와 편의성이 확대된만큼 디지털 부서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점포를 방문하지 않는 비대면 75만명의 고객 대응을 디지털영업부에서 담당 중"이라며 "이를 200만여명 고객을 담당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부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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