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익 악화 전망…수수료율 인하·카드론 DSR 산정 대상 포함
신한카드, 데이터 사업 본격화…KB국민카드, 간편결제 경쟁력 강화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도경 기자]코로나19 유행에 따라 개인·자영업자들의 카드론 등 대출 수요 증가로 올해 '불황 속 성장'을 이룬 카드업계가 내년에는 정반대의 상황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수료율 인하와 카드론 DSR(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규제 포함 등 각종 규제에 직면한 만큼 수익 악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데이터 사업, 간편결제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올해 카드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증가, 조달비용 감소 등의 이유로 역대급 실적을 이어갔다. 올해 3분기 신한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53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 또한 각각 4217억원·3741억원으로 같은 기간 35.2%·46.6% 늘었다.

다만 업계는 이러한 호실적이 향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다. 우선 이달 말 금융당국이 카드 수수료율을 최종 결정하는 가운데 수수료율 인하가 유력해지고 있다. 

또 내년 1월부터는 정부의 가계부채 보완 대책에 따라 카드론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 대상에 포함, 대출 수요 감소와 이자 수익 하락도 예상되는 등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신사업을 통해 돌파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지난 9월 생활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할 것을 선포한 후 데이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6일 업계 최초 금융위로부터 개인사업자 CB(신용평가)업 본인가를 획득, 소상공인들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중금리 시장 개척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지난달 7일에는 데이터 사업의 일환으로 SK텔레콤·KCB와 함께 민간 데이터댐 사업 브랜드 '그랜데이터'를 출범하기도 했다. 데이터댐은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뉴딜 사업의 핵심 분야로 통신사와 개인 신용평가사 등 이종 데이터를 결합·가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유의미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돕는다.

KB국민카드는 간편결제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지난달 7일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의 멤버십 서비스 대상을 기존 편의점 영역(CU·GS25)에서 ▲현대백화점 ▲현대오일뱅크 ▲LG전자 ▲아시아나항공 등 생활 전반의 범위로 확대한 것.

또 대중교통 후불 결제 서비스인 'KB페이 모바일 교통서비스'를 KB페이 앱 미실행 혹은 스마트폰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사용 가능하게 했으며, 가맹점 방문 필요 없이 알림톡·푸시 메시지로 결제하는 원격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삼성카드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신사업 진출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암 입원비를 미지급한 혐의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 경고' 제재를 받으며 마이데이터 등의 사업 인가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대신 이들은 10년 만에 브랜드와 상품 체제를 개편하는 등 '정면 돌파'에 나섰다. 지난 3일 새로운 상품 브랜드 '삼성 iD(아이디)카드'를 선보이며 고객의 취향과 소비 패턴 중심의 혜택을 담은 것.

삼성카드는 iD카드의 첫 상품으로 온라인 영역(커피·배달·델리) 중 가장 많이 쓴 영역에서 30% 할인을 제공하는 'iD ON(아이디 온) 카드'와 오프라인 영역(할인점·백화점·슈퍼마켓) 중 가장 많이 쓴 영역에서 5% 할인을 제공하는 'iD ALL(아이디 올)카드' 2종을 선보이며 강점인 회원 기반 확대에 나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카드사들의 실적 개선이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영향을 받은 만큼 이달 말 발표되는 가맹점 수수료율의 인하 폭에 따라 내년 카드사들의 실적 저하가 예상된다"며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데이터 시장 등 새로운 시장에도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