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여행은 어떤 모습일까. 코로나19 직격타를 입은 여행업계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주요 여행사들은 운영을 재개했으며,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확대로 막혔던 하늘길도 점차 열릴 전망이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상호 격리면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와 트래블 버블 협정을 체결한 사이판, 싱가포르 등이다. 최근 여행객이 늘고 있는 괌, 하와이 등이나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 중인 스위스, 벨기에 등 유럽의 20여개 국가들도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사실상 격리가 면제된다. 스페인은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 조치도 폐지했다.

우선 억눌린 여행 심리가 폭발하면서 홈쇼핑 여행상품의 약진이 가장 눈에 띈다.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격리 없이 입국을 허용하는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것. 실제로 모두투어는 최근 1년 9개월 만에 재개한 GS홈쇼핑에서 유럽 여행상품을 방영한 결과, 방영 1시간 만에 1만명 이상이 예약했다고 밝혔다.

홈쇼핑 여행상품은 금액이 저렴하고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많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하지만 금액이 싸다는 것은 장점이기도 한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마진을 남기기 위해 상품의 금액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이윤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상품의 경우 다른 업종에 비해 마진율이 높지 않다. 사람과 사람 간의 서비스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금액이 낮아지면 서비스의 질 또한 덩달아 떨어지기 마련이다.

아울러 여행상품이 카피가 쉽다는 점도 여행사들의 상품개발 의지에 악영향을 끼친다. 새로운 여행상품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너무 쉽게 모방이 되기 때문에 여행사 입장에서는 굳이 차별화된 상품을 기획해야 할 당위성이 없다.

향후 여행 트렌드는 자유롭고 안전한 소규모 여행이 대세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간 억눌려온 욕구를 분출할 수 있을 만큼 만족스럽지만 동시에 개인의 건강 및 안전을 고려한 여행이 중심이 될 거란 예측이다. 

이에 따라 패키지 여행상품으로 성장해 온 국내 여행사들은 디지털화와 함께 온라인 여행사(OTA·Online Travel Agency)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1위 여행사 하나투어는 지난해 4월 여행 플랫폼 '하나허브'를 론칭한 데 이어 최근 숙박 플랫폼 1위 야놀자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업계 3위 노랑풍선은 지난 6월 자체 개발한 '노랑풍선 자유여행 플랫폼'을 선보이며 개별여행 수요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토종 OTA는 후발 주자인 만큼 글로벌 OTA와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코로나19 이전 자유여행 시장은 글로벌 OTA가 선점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익스피디아, 부킹홀딩스, 트립닷컴, 에어비앤비 등 4개 OTA 그룹사의 온라인 여행시장 점유율은 무려 9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여행산업은 콘텐츠의 차별화가 절실한 상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비대면 중심 플랫폼이 기본 바탕이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가격의 패키지든, 취향에 맞춰 떠나는 자유여행이든 결국엔 플랫폼을 통해 여행을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관련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다방면으로 애쓰고 있지만, 시대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를 따라잡기 위해서 고객의 시선이 최우선시 돼야 한다 .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