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데이터 연계 대출·카드신상품 등 수익 다변화 노력
타 카드사 독자 결제망 구축·누적 순이익 최하위 등 '위기 계속'

사진=비씨카드
사진=비씨카드

[월요신문=이도경 기자] 오프라인 가맹점 카드 결제 대행 중심의 수익구조 탓에 지난해 수익성 위기에 직면했던 비씨카드가 올해 체질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신상품 등을 내세우며 기업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경영 방향을 틀고 있는 것.

다만 타 카드사들이 이미 선점해 포화된 시장에서 비씨카드가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신한·KB국민·삼성카드 등 전업 7개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조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늘었다. 반면 비씨카드의 당기순이익은 596억원으로, 같은 기간 48.5% 줄어들었다.

비씨카드는 지난 7월부터 MZ세대를 겨냥한 블랙핑크카드·시발카드·인디비쥬얼카드 등 소비자 성향에 중점을 맞춘 신규 카드 라인업을 확대에 주력했다. 그간 자사 결제망을 이용하는 경쟁사를 고려해 자체 카드 출시를 자제해 왔으나 결제망 수익이 악화되자 고객 기반 확대를 우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블랙핑크카드와 인디비쥬얼카드는 업계 최초로 아이돌 그룹 멤버·인플루언서들을 플레이트 디자인에 접목했으며, 시발카드는 MZ세대를 주 시청자로 한 유튜브 프로그램 '워크맨'과 제휴하는 등 타 카드사와 차별점을 두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갔다.

올해 초에는 리스업 진출 준비를 위해 금융감독원에 시설 대여업을 등록했으며, 지난 4월 베트남 판매시점정보관리(POS) 단발기 유통 1위 업체 '와이어카드 베트남'을 인수하는 등 현지 카드결제 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또 디지털 결제 플랫폼 '페이북' 내에 편드 간편투자 등 서비스를 탑재하며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도 했다. 이후 결제 이용 시 추가 포인트 적립과 재테크 서비스 출석을 통한 미국 주식 쿠폰 지급 등 이벤트를 열며 고객 유치에 힘썼다.

이러한 노력으로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상승세를 보였다. 비씨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7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4.9% 늘었다. 영업이익은 1060억원으로, 같은 기간 9.1% 증가했다.

다만 적극적인 신사업 발굴의 필요성은 여전히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업무 계약해지를 통보한 전북은행 등 회원사 이탈이 이어지고, 기존 비씨카드 결제망을 이용하던 다른 카드사마저 독자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22일에는 전체 매입업무 수익의 37%를 차지하는 우리은행까지 독자 가맹점 구축을 본격 진행하기로 나선만큼 향후 수익원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비씨카드의 개인회원과 신용카드 발급수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비씨카드가 발급한 신용카드는 4711만3000매로, 전년 말과 비교해 1615매 줄었다. 같은 기간 개인회원 수는 3만860명으로, 1715명 감소했다.

매입업무(회원사 결제 대행) 위주의 포트폴리오 문제 또한 해결되지 못했다. 이들의 지난 3분기 기준 매입업무 수익은 2조3205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88.1%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 3분기 87.9%와 비교해도 0.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또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7위인 우리카드(1746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향후 자체 카드 경쟁력 강화를 기본으로 ▲카드론 등 대출상품 연계 ▲마이데이터·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업 등을 바탕으로 한 종합금융 플랫폼 도약 ▲메타버스·블록체인 등 신규 수익 발굴 등을 통해 매입업무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그간 결제 대행 서비스를 통해 쌓아온 약 5억 건의 카드결제 데이터와 3600만 고객 데이터 등 국내 신용카드사 중 가장 많은 소비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데이터 사업을 통한 수익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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