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균 Sh수협은행장. 사진=Sh수협은행 
김진균 Sh수협은행장. 사진=Sh수협은행 

[월요신문=김다빈 기자] 지난해 11월 수협은행은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행장 인사에서 매번 외부인사가 맡아왔던 관례를 깨고 내부출신의 승진을 선택한 것.

지난 30년간 일선 영업점장뿐 아니라 기업그룹, 경영전략그룹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수행해 온 김진균 행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1년간 수협은행의 가장 큰 과제인 공적자금 상환을 위한 수익창출 기반 확대에 역량을 집중했다. 뿐만 아니라 어업인과 회원조합 지원, 조직 효율성 제고,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소상공인 지원 등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냈다.

내년에는 직원들 교육 예산을 올해 대비 350% 이상 증액 편성하는 등 핵심인재 내부양성을 위해 나설 방침이다. 자발적 교육기회 확대를 통해 직원 만족도를 높임과 동시에 조직 충성도 제고를 꾀해 은행과 임직원 모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Q. 내부출신 첫 행장으로서 취임 1주년 소회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은행장으로서의 소감보다는 지난 30년간 수협인으로서 변함없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는 사실에 더 보람과 의미를 느낍니다.

30년간 수협은행에 근무하면서 일선 영업점장뿐 아니라 기업그룹, 경영전략그룹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수행해 수협은행의 미션과 당면과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은행장 취임과 동시에 '조직 효율성 제고, 수익성 강화, 조달구조 개선'이라는 경영방침을 수립하고 직원들과 공유해 수협은행을 더 강하고 탄탄한 은행으로 만드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첫 내부출신 은행장이자 선배로서 후배들이 꿈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더 좋은 근무환경을 만들어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스스로 즐겁게 일에 몰입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올 한해 경영 전반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는데요. 장기화되는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 속에서도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를 전합니다.

Q. 최근 내년도 경영전략을 마무리하면서 직원들 교육 예산을 올해 대비 350% 이상 증액 편성했습니다. 구체적인 로드맵은 어떻게 되는지요.

금리예측전문가, 디지털금융전문가, 리스크관리전문가 등 핵심인재 내부양성을 통한 조직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자발적 교육기회 확대를 통한 직원 만족도 및 조직 충성도 제고, 디지털분야 사내 핵심인재의 발굴·육성을 도모할 방침입니다.

우선 사내 핵심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석사 학위 취득 지원을 위한 'Core-HRD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디지털, 통계학, MBA, 경제학 과정 대학원 진학 시 학기당 최대 700만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여신심사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1인당 1200만원 가량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금융연수원 주말과정 여신심사, 여신법률 교육과정 입교 등을 통해 국가공인 여신심사역 자격 취득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또한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을 위한 디지털 혁신 아카데미를 통해 1인당 1000만원을 지원합니다. 비학위 위탁 교육 협약 체결 후 교육지원을 하고, 대학원 교육 과정(약 6개월)으로 수료 후 인사가점을 부여할 방침입니다.

Q. 디지털금융을 강조하시는데 수협은행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인지요.

금융환경이 빠르게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하고 ICT기업 등 새로운 경쟁자들이 등장하면서 은행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지속적인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저희 수협은행 역시 고객 편의성 증대, 고객가치 제고, 업무 생산성 향상 등을 목표로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우선 창구업무 디지털화, 업무간소화 등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기반 확대를 통해 업무 효율화의 관점에서 기존 관행을 혁신하고 있으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관리 커버리지 확대도 꾸준히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바일브랜치와 디지털 브로슈어 기능을 고도화해 영업점의 업무경감은 물론 비대면 마케팅을 지원하는데도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비대면 고객 대상 서비스 확대와 디지털뱅킹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쉽게, 자주쓰는 생활형 앱'을 목표로 헤이뱅크(Hey! Bank)를 리뉴얼하는 한편, 오픈뱅킹 편의기능 확대, 신규서비스 제공 등 고객 중심의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 수준의 플랫폼을 구축‧운영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아울러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른 고객 응대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고객지원센터(콜센터)의 상담 범위를 확대하고, 고객의 불편과 민원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 지원환경을 만들어 디지털금융 환경 변화와 고객중심경영을 적극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김진균 수협은행장의 취임식 당시 모습. 사진=Sh수협은행 

Q.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에 따른 수협은행 내부의 조치가 따로 있었는지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가계대출 총량 관리목표 대비 주택담보대출은 62%, 신용대출은 29% 수준으로 적정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최근 시중은행 대출 중단에 따른 풍선효과를 감안해 일부 상품에 대한 물량관리를 검토하고 있지만, 보다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연말까지 가계대출 중단 없이 총량을 관리해 나갈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많은 분들이 서민과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공급에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계실텐데요. 그런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가계대출을 잘 관리해 금융서비스 제공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Q.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피해가 큽니다. 이들을 위한 금융지원은 어떻게 하고 있으며, 리스크 관리에 대한 전략은 무엇인지요.

9월 말 기준으로 코로나19 관련 대출금액은 수산정책자금 661억원을 포함해 약 3900억원에 달합니다.

이와 함께 해양수산부 지침에 따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업인을 위해 9월 말까지 약 3500억원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지원여신 연장이나 금리 인상 등 자산건전성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수협은행은 코로나 지원여신에 대한 추가충당금(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해 리스크 사전관리에 힘쓰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만기 연장 등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해 정상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원기업에 대해서는 주기적인 방문을 통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매출액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해 부실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도 다각도의 모니터링을 통해 자산건전성 강화 및 적정 충당금 관리에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Q. 기업그룹 부행장을 역임하는 등 기업대출 유치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나름의 전략이 있다면요.

3~4년 전만 하더라도 수협은행의 자산포트폴리오는 기업대출에 편중돼 경기변동에 민감한 구조였습니다. 따라서 리테일금융 기반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 직원들과 컨센서스를 이루고 적극 노력해 지금은 가계와 기업대출의 비중이 45:55로 균형성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정책이 계속 강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은행권의 기업대출 유치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담입니다만) 제가 기업그룹 부행장 시절, 영업현장에서 차주기업 경영자나 책임자들과 만나면서 느꼈던 점은 많은 기업들이 여신한도에 갈증을 호소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차별화된 여신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일부 주력상품에 대해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한편, 점주권 고객에 대해 특화된 경쟁력을 제공하는 'Sh소호대출', '산업밸리론' 같은 신상품도 잇따라 출시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점주권 소호대출 증대와 지방소재 우량기업 발굴, 유망업종 선제지원 등의 다양한 노력을 통해 지역밀착 영업을 강화하고 기업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Q. 수협은행은 지난 2016년 12월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수협중앙회에서 분리,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지난 5년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과제에 대해 전망한다면요.

출범 전 33조2000억원에 불과하던 총자산은 5년 만에 57조4000억원으로 72.8%가 증가했으며, 577억원이었던 세전 당기순이익은 325% 성장한 2453억원(올해 3분기 기준 누적)을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비약적 성장의 원천은 개인금융과 기업금융간 적정 포트폴리오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점, 그리고 철저한 리스크관리 기반의 높은 대출자산 건전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취임 이후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저비용성예금 증대가 수협은행의 생존을 가늠 짓는 핵심경쟁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안정적 수익기반 확대와 성장성 강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또, 고객접점인 영업현장에 우수인재를 전진 배치하고, 본부 관리조직 축소와 업무간소화 프로세스를 구축해 의사결정 실행력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했습니다.

출범 5년 차를 맞은 수협은행의 또 다른 성장 비결은 대면‧비대면 모두에서 MZ세대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다양한 히트상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주거래고객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온 부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핀테크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 마케팅을 강화해 고객접점 채널을 다양화한 것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편리한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MZ세대에게 어필한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아울러 수협은행은 협동조합은행 본연의 역할인 어업인과 회원조합 지원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월 수협중앙회 상호금융부와 '수협은행·상호금융 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하고 같은 수협 브랜드를 사용하는 공동체로서 공동마케팅, IT시스템 비용절감, 디지털금융 노하우 공유 등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를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또 올해는 코로나19와 수산물 소비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업인을 위해 약 3500억원 재원을 마련, 해양수산부 지침에 따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내부출신 첫 은행장 선임의 의미는 수협은행의 사명과 특수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어업인 지원을 위한 수협중앙회의 수익센터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자는 결의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공적자금을 안정적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수협중앙회와 조율하고, 성실하게 상환의무를 다해 어업인과 협동조합 지원기능을 빨리 정상화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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