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김영 기자]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혐의 관련 법원 1심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통합진보당 측에서는 이번 판결 결과에 대해 공권력을 동원한 정치적 학살이라 주장하며, 대선 당시 쌓인 자신들에 대한 불만이 이 같은 식으로 표출된 것 아니냐며 분노 중이다. 또한 검찰 측 자료의 신빙성이나 법원 판결에 대한 신뢰성 여부를 지적하며 대법원 항소까지 준비하는 모습이다.

개인적으로도 내란음모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만한 물증이 이른바 RO(혁명조직) 회의 당시 녹취록과 전 통진당 당원의 주장뿐이라 이 정도 중형까진 선고되지 않을 것이라 보기 있었기에 다소 의외의 판결이란 생각도 가지고 있다.

다만 항소를 준비하는 통진당에게 그에 앞서 먼저 선행해야 할 게 있지 않나 하는 생각 또한 가지고 있다.

한 일간지 만평에서는 이번 판결 결과 관련 법원 신뢰성에 대한 문제제기보다 이석기 의원이 찌그러트리고 망가뜨린 게 ‘진보’라 강조했는데, 어느 정도 동의하는 입장이다.

그가 개인적 모임이라 할지라도 공당의 일원으로서 전쟁 발발에 대해 언급하며 폭력의 필요성을 주장했다는 점은 가히 충격적이다. 내란을 모의하고 이를 실행할 목적으로 준비 작업에 착수했는지 여부를 떠나 이 같은 모습은 진보진영에서 줄기차게 비판했던 '무력을 동원한 군부의 권력장악'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폭력의 정당성은 어떤 식으로도 인정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비민주적 정권 탈취에 저항했던 진보 정치세력이 정권 탈취 목적으로 폭력 사용을 언급한 것은 이율배반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

19대 총선 당시 12%대에 이르던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2%대로 급락한 저변에는 이들의 이같은 행태가 크게 한 몫 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또한 그들로 인해 우리 정치권에서 진보진영과의 야권연대는 무리한 도박수라는 이미지마저 생겨나 버렸다.

이에 이석기 의원과 통합진보당 측에서는 이제라도 그들을 믿고 지지해 준 국민들에게 먼저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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