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대중화를 목표로 우리나라 LCC(Low Cost Carrier·저비용항공사) 역사의 서막을 연 제주항공이 출범한 지 어느덧 6주년을 맞았다. 2005년 1월25일 회사 설립 후 1년 5개월만인 2006년 6월5일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국내선 운항을 시작한 제주항공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여행 심리 위축, 고유가와 고환율 등 악재가 연속되는 가운데 국제선 운항이 본 궤도에 오르며 2010년에는 처음으로 반기 영업이익을 실현하는 등 순항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 이를 발판 삼아 제주항공은 2011년을 도약을 위한 기반 재정립의 해로 정하고, 심화되고 있는 경쟁 속에서 동북아시아 LCC(Low Cost Carrier 저비용항공사) 대표주자로 성장하기 위한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제주항공 설립 후 우리나라 항공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국내선 운임의 안정과 여행객 증가이다. 1996년 이후 연평균 8.5% 안팎의 인상률을 기록했던 국내선 운임은 제주항공 설립 논의가 본격화 된 2004년 이후 현재까지 동결됐다.


또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연평균 1%대에 불과했던 제주 방문 관광객 증가율은 제주항공 취항 이후인 2006년부터 지난해말까지 9%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2006년 제주항공 취항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제주항공의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해 진에어와 에어부산 등을 설립하고, 이후 이스타항공 등 후발주자의 진입이 잇따르면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제주항공 효과는 지난 20여년간 철옹성 같았던 우리나라 항공시장에 단순한 제3민항의 취항이 아니라 공급자 중심의 시장을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시킨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근거리 국제선에서
신규 수요 창출

 

취항 2년 여만인 2008년 7월 부정기편 운항을 시작으로 국제선에 뛰어든 제주항공은 2009년 3월 인천기점 일본 오사카와 키타큐슈에 2개의 정기노선을 개설하며 본격적인 국제선 시대를 열어 지금은 홍콩와 마닐라, 세부, 방콕, 나고야 등 4개국 7개 도시 8개 정기노선에 취항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 제주항공 효과는 국제선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를 촉발시켰다. 제주항공이 오사카와 나고야 키타큐슈 등 노선에 취항한 2009년 3월부터 2010년 2월말까지 1년간 한국 일본을 방문한 양국 관광객은 모두 474만 명으로 취항 이전 1년 간인 2008년 3월부터 2009년 2월까지 방문객 431만명보다 약 10% 증가했다. 신규 취항 이후 소비자의 서비스 선택권 확대와 합리적인 운임으로 인해 여행부담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이 표방한 합리적인 운임을 통한 항공여행 대중화라는 목표는 지난 6년간 소비자 사이에 깊이 인식되며 취항 첫 해인 2006년 11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10년 1575억으로, 연평균 91.5%라는 큰 폭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는 취항 후 처음으로 31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또 전체 매출액 중 국제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204억원으로 전체 매출 674억원의 23%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는 734억으로 46%를 차지했으며, 신규 노선이 확대되는 2011년은 전체 매출목표 2114억원 중 51% 수준인 107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선에서 안정적인 운항 기반을 마련한 제주항공이 국제선 확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국제선 확대·안전성 강화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유럽의 라이언에어 등 대륙을 대표하는 LCC처럼 동북아시아 LCC 대표주자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져가고 있는 제주항공은 올해 일본 노선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굳히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올해 2대의 항공기가 추가 도입되는 만큼 인천~오사카 등의 운항 횟수를 확대하고, 동북아시아 최고 핵심노선으로 꼽히는 인천~홍콩 노선도 4월 초 매일 운항으로 확대, 증편할 계획이다.


또 2012년부터는 수익선 다변화를 위해 중국 노선 개설을 전략적으로 검토하고, 2013년부터 중국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단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올해 2분기 이후 2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하고, 2013년부터는 미국 보잉사에 신규 제작 주문한 항공기 6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등 기단 규모를 확대한다.


제주항공은 이 같은 기단 확대와 신규노선 개설, 기존노선 증편 등을 통해 창립 10주년을 맞는 2015년에는 51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출 증대, 신규 노선 개설 등 외형 확대와 더불어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강화한다.

 

2009년 LCC로서는 이례적으로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항공운송 표준평가제도인 IOSA(IATA Operation Safety Audit) 인증을 받은 바 있는 제주항공은 인증 절차가 강화된 IOSA 3rd Edition을 신청해  무결점(Zero Finding)으로 재인증 받았다.


IOSA 인증을 받은 국내 항공사는 제주항공을 비롯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이며, 3rd Edition 인증은 국내 항공사 중에는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제주항공은 이와 함께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항공기 정비를 위한 격납고를 건설한다. B737-800 항공기 2대를 동시에 계류할 수 있는 규모의 격납고 건설은 제주항공의 정비효율을 높이는 한편 인천국제공항의 항공기 정비산업 기반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일본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일본항공 출신의 베테랑 조종사를 1분기 중에 영입한다. 이는 전략 노선으로 삼고 있는 일본 노선의 운항 안정성을 강화해 성장 속도를 높이는 한편 또한 지속적인 기단 확대와 더불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조종사 수급 불균형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펌프에서 처음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마중물을 부어야 하는 것처럼 제주항공은 지난 6년 동안 잠재됐던 새로운 여행수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했던 것 같다"면서 "이제 제주항공 10년을 지켜보면 더 놀랄만한 항공의 역사가 새로 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선은 물론 일본 노선에서의 수송분담률 확대를 통해 2011년부터 연간 흑자체제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동북아시아 LCC 대표주자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제주항공의 성장은 항공 선택권 확대 등 소비자 편익 증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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