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 예술디자인대학 의상디자인 전공 재학생들이 창업한 패션 브랜드 ‘플랜식스(Plan6)’가 홍콩과 파리 등 세계적 패션 박람회에서 호평을 받은데 이어 패션 거리인 서울 명동의 대표 패션몰에 공식 1호 매장을 냈다. 건국대 의상디자인 학생 ‘사장님’ 4명이 27일 명동 눈스퀘어 매장에서 자신들이 직접 만든 플랜식스 브랜드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 건국대학교)
[월요신문  MDN] 건국대 예술디자인대학 의상디자인 전공 재학생들이 창업한 패션 브랜드 ‘플랜식스(Plan6)’가 홍콩과 파리 등 세계적 패션 박람회에서 호평을 받은데 이어 패션 거리인 서울 명동의 대표 패션몰에 공식 1호 매장을 냈다.

플랜식스는 이달 3일 명동을 대표하는 패션몰 ‘눈스퀘어’에 학생 패션브랜드로는 최초로 매장을 열었다. 플랜식스 명동 매장은 눈스퀘어 5층에 9m2 규모로 270여점의 여성복이 진열돼있다.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자신들의 옷을 가지고 홍콩 패션박람회 ‘패션위크’에 참가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패션 중심지인 명동에 진출했다. 대학생들이 만든 의류 브랜드가 쇼핑몰에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플랜식스는 협동조합의 형태로 브랜드를 등록해 졸업 후에도 자유롭게 플랜식스라는 테두리 안에서 본인들이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처음 브랜드를 함께 런칭한 12명 가운데 3명은 취업이나 진학 등의 이유로 빠지고, 같은 과 후배 5명을 인턴으로 채용해 총 14명의 학생이 함께하고 있다.

학생들이 매장을 낸 눈스퀘어 5층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보증금이나 임차료 없이 디자이너들이 판매액의 일부만 수수료로 낸다. 플랜식스 회장 조주영(23) 학생은 “조건이 너무 좋아서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했었던 매장 오픈을 구체적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건국대 플랜식스는 의상디자인전공 학생 20명이 지난해 7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패션박람회인 ‘홍콩 패션위크'에 낼 출품작을 만들면서 구성한 프로젝트 팀에서 시작했다. 건국대 예술디자인대학 6층 실습실에서 처음 시작해 플랜식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건국대 학생들의 패션 브랜드 플랜식스는 심플하고 기하학적인 무늬와 독특한 절개라인을 트렌디하게 구성한 디자인으로 시장과 업계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9월과 11월에는 목동과 신천의 현대백화점에 일주일간 팝업스토어를 열고 준비한 옷 120벌을 전부 완판(完販)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은민지 학생은 “젊은 감각으로 무채색에 과감한 절개라인이 돋보이고 최소한의 요소로 표현하는 심플함이 플랜식스가 추구하는 패션”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에는 유럽을 대표하는 패션 박람회 ‘후즈넥스트(who’s next)에 한국 대학생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참가승인을 받기도 했다. ‘후즈넥스트’는 기업들이 운영하는 중견 패션 브랜드도 참가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입조건이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다.

플랜식스는 파리 후즈넥스트 박람회 현지에 부스를 설치하고 일본 소재의 대형 편집샵으로부터 1,300만원 규모의 현장 오더를 받았으며, 준비해 간 카탈로그 300부가 전시 이틀 만에 모두 소진될 정도로 많은 바이어들이 관심을 받았다. 플랜식스 은민지 학생은 “첫 참가여서 인테리어 등 다른 부스보다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현장 상담 등을 통해 플랜식스를 알리기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박람회에 참가한 플랜식스 소속 학생들은 “후즈넥스트 전시장 내의 다양한 해외 유명 브랜드들도 살펴보고 직접 참가해 판매함으로써 해외 시장의 반응도 알 수 있어 여러모로 유익했다”고 말했다. 플랜식스는 이곳에서 파리시내 편집숍 ‘JWV’ 등 3곳과 일본의 유통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두 차례 해외박람회에서 자신감을 얻은 학생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내기로 마음먹었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디자인 샘플을 만들고 공장과 계약하는데 필요한 종잣돈은 해외 박람회 수익금과 아르바이트로 충당했다. 함께하는 학생 14명이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실습실에 모여 밤샘 작업을 했다.

플랜식스는 현재 강남에 위치한 유명 편집샵에 입점을 앞두고 있다. 또, 오프라인 매장 확장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등과도 입점 계약을 논의하며 온라인으로의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플랜식스 학생들은 “온·오프라인 매장을 합쳐 월 2,000~3,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지만, 대형 업체처럼 수백 벌을 한 번에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은 편도 아니고 월세도 내야해서 매장 운영이 빠듯하다”며 “하지만 배운다는 생각으로 조금이나마 생긴 수익금을 개인적으로 나눠 갖기보다는 ‘2015 봄/여름 후즈넥스트’ 참가와 패션 악세사리 제작 등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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