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이도경 기자]금융·핀테크사의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정식서비스가 오는 5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금융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평가받는 마이데이터 전면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범 운영 단계에서부터 잦은 오류와 고객 정보 유출 등 삐걱거리는 모습에 우려의 목소리부터 앞서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모아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금융 컨설팅 등 초개인화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본인가를 획득한 53개 사업자 중 17개사가 지난 12월부터 시범사업에 나선 바 있다. 

다른 금융사의 정보를 활용,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이를 길게는 1~2년 전부터 준비해왔다.

하지만 시범 서비스 실시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발생한 데이터 보안 문제가 치명적인 모습이다. 

먼저 지난달 28일 빅테크인 네이버파이낸셜에서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위해 수집된 회원 100여명의 은행·증권 계좌번호와 송금내역 등 수집 정보 일부가 다른 회원에게 노출됐다. 지난달 29일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는 타사 데이터를 가져오며 각 사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는 것이 아닌 스크래핑 방식으로 정보를 긁어오며 타 금융사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빅테크 외 기존 금융사들도 보안·서비스 오류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우리은행과 신한·KB국민카드 등 일부 은행·카드사에서도 접속지연 등 서비스 오류가 발생했다.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문제 만큼은 피해 회수가 어렵고 각종 범죄 행위 악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에 새로운 사업을 앞두고 발생한 치명적 오류를 불과 5일 만에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부터 앞선다. 

금융보안원이 지난 3일 소비자 불안을 반영해 마이데이터 사업 전면 시행에 앞서 신속 대응지원체계 가동에 나서기는 했다.

이번 지원체계를 통해 금보원은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정보제공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해킹 등 침해시도와 위협을 실시간으로 탐지·공유하고 24시간 실시간 보안관제 체계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이 현재 불거진 문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하고 금융 혁신을 이끄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금융당국이 원하는 '새로운 금융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특히 정보 보안은 모든 데이터 사업의 기본이 되는 주춧돌이다. 더 나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위해서는 당국 뿐 아니라 사업자인 금융·핀테크사도 서비스 품질을 제고하고 정보 보안체계 확립에 앞장서야만 한다. 모래 위 지어진 집처럼 언젠가 무너져버릴 사업은 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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