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가격의 높은 상승세로 물가상승률 3% 크게 상회할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월요신문=김다빈 기자]한국은행(한은)이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종전 보다 1.1%포인트(p) 높인 3.1%로 상향 조정했다. 연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3%를 유지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4일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3.1%로 1.1%p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올해 2%대 중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물가는 2.0%로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에 부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올해 2.0%, 내년 1.7%로 전망한 바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3.0%, 내년 2.5%로 제시했다.

물가 전망치 대폭 수정한 배경으로 한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등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을 기인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19달러(0.2%) 상승한 배럴당 92.1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개인서비스 및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폭 확대 등으로 3%대 중후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도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중후반 수준을 나타냈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월 전망 경로보다 높아져 상당기간 3%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기준으론 3%대 초반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날 금통위는 올해 경제성장률 3.0%, 내년 2.5%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이에 경기 하락 속 물가는 급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으며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한다"며 "이와 함께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성장·물가의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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