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이어 KB국민·신한카드도 연내 진출
연체율 문제 및 시장 변동성 등 리스크도 '산재'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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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신다인 기자]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 기업들이 선점한 '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BNPL)' 서비스 시장에 신한·KB국민카드 등 기존 카드사들도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혁신금융서비스에 불과한 BNPL에 빅테크·카드사가 과도한 경쟁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올해 3분기 후불결제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KB국민카드의 사내벤처 '하프하프'는 통합 결제 서비스 기업 다날과 후불결제 서비스 구축·운영을 위한 업무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는 아직 BNPL 사업진출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진출을 염두한 업무협약을 지난달 18일 체결했다.

신한카드는 비금융 전문개인신용평가기업 인허가 획득 기관인 '크레파스솔루션'과 대안신용평가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카드승인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모형의 공동개발 및 이를 통한 신사업 추진이 골자다.

앞서 신한카드와 크레파스솔루션은 신용평가 신용 이력이 부족한 고객인 '씬파일러(금융이력 부족자·Thin Filer)' 대상의 모바일, 카드승인 데이터 및 디지털 행동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구축했다.

BNPL은 가맹점이 후불결제사(BNPL기업)로부터 판매대금을 선지급 받는 서비스다. 고객은 해당 금액을 무이자로 일정 간격 나눠서 납부할 수 있다. 이에 현재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씬 파일러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카드사들이 BNPL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현재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씬 파일러들을 자사로 유입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앞서 BNPL 서비스를 선점한 것은 빅테크 기업이다. 첫 주자는 네이버파이낸셜로 지난해 4월 국내 후불결제 서비스를 출시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 이력이 부족한 고객들에게 금융정보와 비금융정보를 결합한 대안신용평가를 기반으로 선결제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포인트(선불 전자지급수단)로 물품을 구매하고, 결제 부족분을 추후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카카오페이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달리 모바일 교통카드 형태의 BNPL 서비스를 지난 1월 출시했다. 카카오페이에서 후불 교통카드를 발급받은 후 휴대폰 화면이 켜진 상태에서 단말기에 휴대폰을 태그하는 식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월 15만원 한도 내에서 후불결제가 제공되며, 현재는 일부 사용자가 해당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토스도 지난 3월 30일, 만 19세 이상 토스 이용자 중 일부를 대상으로 BNPL 서비스를 오픈했다. 쇼핑 애플리케이션 '브랜디'를 포함한 가맹점에서 결제 시 '토스페이'를 선택하면 BNPL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월 결제 한도는 최대 30만원이다. 서비스 이용에 따른 별도의 수수료나 이자는 부과하지 않으며, 이번 달 결제 사용금액은 다음 달 15일 계좌에서 출금된다.

이처럼 빅테크, 카드사들이 BNPL 시장 진출에 나서며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과도한 경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기존 신용카드보다 리스크 관리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출시 1년을 맞은 네이버페이의 BNPL 서비스의 연체율은 신용카드 연체율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최근 집계됐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고객의 지난 3월 연체율(1개월 이상)은 1.26%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신용카드 연체율 0.54%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에 비해 보수적인 국내 금융시장의 한계로 국내 BNPL 서비스가 고도화되기 위해선 넘어야할 것들이 많다"며 "이에 향후 정부의 세부 규제내용에 따라 국내 후불결제 시장 판도가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 BNPL 시장이 이용자 수 등 몸집만 커지게 된다면 오히려 새로운 지급결제 서비스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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