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원 대경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김기원 대경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월요신문=승동엽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5차 전원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북한의 제7차 핵실험 강행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북한 당 중앙위 전원회의는 주요 대내외 정책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회의체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이번 전원회의에서 대남 정책 방향에 관한 논의를 비롯, 나아가 7차 핵실험 강행 여부까지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 역시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9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현재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풍계리 핵 실험장 등 북한 핵 시설과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시기를 예단할 수는 없으나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역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연일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8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활동을 모니터링하면서 핵실험 가능성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핵실험 시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김기원 대경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한미 양국은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압박보다는 국제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에 중점을 둔 군사적 시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Q.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 한다면 예상되는 한미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요?

한미 양국은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압박보다는 국제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에 중점을 둔 군사적 시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요 수단은 대응 핵전력 투사 훈련, 미사일 방어체계 강화, 보복 응징에 초점을 둔 미사일, 스텔스기, 전략폭격, 김정은 정권 제거를 위한 참수부대 훈련 등이 될 것입니다.

이후 상황이 진전되면 북한 정권 붕괴에 따른 대량살상무기(WMD) 제거작전 및 안정화작전 등으로 압박할 공산이 큽니다.

이는 윤석열 정부 입장에선 이전 문재인 정권의 대북 및 핵 정책 실패를 방증하기 위한 노력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인 지난 4월 2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한 모습.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사진=뉴시스
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인 지난 4월 2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한 모습.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사진=뉴시스

Q. 구체적으로 미국은 어떤 전략을 펼칠지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바이든 정부에게 있어서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위협이자 한편으로 호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봤을 때 북한 지역은 무력시위를 펼치기 좋은 장소입니다. 미국이 조금만 움직여도 국제적으로 논란거리를 생산하는 반면 북한 지역에 대해서만큼은 국제사회가 크게 동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미국 입장에서는 핵 항모라든가 B-52 전략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과시해도 부담이 덜 하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핵 항모가 중국 혹은 러시아 권역 내에 들어가게 되면 굉장히 예민한 사항이 되는 반면, 북한의 경우 미국과 오랜 기간 전쟁 가능성이 상존해왔기 때문에 이상할 것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미국은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대만 양안 갈등 등에 대해 강력한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전략적 압박은 실질적인 전쟁으로 이어지는 위험부담이 적으면서 미국이 양적·질적으로 힘을 과시하기 좋은 전략적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Q.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 한다면 감수할 사항은 무엇입니까?

김정은 정권은 대내외 적으로 현재 위기 상황입니다. 군사적으로 전 세계적인 추세가 병력이라든지 무기체계면에서 재래식 전력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더욱 핵전력에 집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 내부에서 핵전력과 크게 관련이 없는 세력들이 소외되고 갈등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 김일성 집권 당시에도 북한은 끊임없이 핵전력을 준비했었는데, 핵전력을 고수할 시 국가적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핵전력 찬성세력과 반대세력 간 갈등이 매우 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 내부에서는 숙청, 충성경쟁 등이 심화됐고, 김정은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한편으론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을 겁니다. 다시 말해 답은 정해져 있지만 일종의 예견된 시련을 또 다시 겪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구체적으로 과거부터 이어온 경제봉쇄는 물론이고, 새로운 내부 갈등 고조, 정권에 대한 도전, 김정은 리더십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숙청, 충성 경쟁 역시 더 심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테고, 이는 김정은 정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Q. 이러한 예측된 상황 하에서 북한은 결국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보시나요?

내부적으로는 미국의 핵 억제 등에 대해 강경 대응하지 않으면 김정은 리더십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므로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것입니다.

다만 강행 시 실질적인 이득이 많지 않아 강행하지 않을 명분을 찾을 것으로 보여 집니다. 즉 강행할 준비를 매우 노골적이고 요란하게 하되 여러 상황을 고려해 시행 여부를 매우 신중하게 고려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김기원 대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1976년생으로 육군사관학교 55기 출신이다. 충남대학교 행정대학원을 거쳐 원광대학교에서 군사학 박사를 취득했다. 현역 시절에는 육군 정보작전분야에서 주로 활동했다. 대학에서는 군사학을 강의하며, 군대문화·미래전쟁·국방개혁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육군 "미래 How to fight" 논문이 육군 주관 최우수 논문에 선정됐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