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에 넷은 1인 가구…소포장부터 반값까지 각양각색 어필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고객이 도시락을 고르는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고객이 도시락을 고르는 모습.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종주 기자] 최근 급부상하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편의점 업계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끼니를 자주 거르는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소포장 반찬과 저가 커피 등을 출시하는가 하면, '나만의 콘텐츠'를 즐기기 적합한 TV를 판매하는 편의점도 등장했다.

BGF리테일은 지난 22일 CU에서 반찬 전문 브랜드인 '반찬한끼'와 함께 첫 상품으로 90g 소포장으로 담은 명란젓·낙지젓·오징어젓 3종을 선보였다.

이마트24도 반찬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마트24는 지난 21일부터 한 세트당 반찬 3가지로 구성된 '노키친 3찬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닭고기태국카레덮밥 3찬·마라고추잡채볶음덮밥 3찬·부대김치볶음덮밥 3찬 등이다.

편의점 반찬들은 1인 가구가 주된 타깃이다. 혼자 사는 만큼 반찬을 직접 해먹는 일이 번잡스럽기에 업계에서는 반찬 소포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찬뿐 아니라 젊은 1인 가구가 자주 찾는 인스턴트식품과 커피에도 업계가 발을 넓히고 있다. 3~4인 가족과 달리 1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제품 소비 시 공간의 제약이 덜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우선 햄버거 경쟁이 눈에 띈다. CU는 프리미엄 햄버거 라인업을 강화해 지난 20일부터 리얼 비프 치즈버거(4800원)·리얼 더블 슈림프 버거(4500원) 2종을 출시했고, GS25도 소고기 함유량이 100%인 패티를 넣어 만든 찐오리지널비프버거(4000원)를 출시했다.

편의점 업계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원두커피 판매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CU의 겟 커피만 해도 올해 8월까지 1억4000만 잔이 넘게 팔린 것으로 파악됐다.

세븐일레븐도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 '세븐카페'를 통해 커피 전문점 대비 저렴한 가격인 1000원대 후반의 아메리카노를 판매하고 있다. GS25는 최근 한국커피연합회 소속 전문 바리스타들과 협업해 '카페25' 원두 블렌딩을 4년 만에 리뉴얼했다.

최근 고물가로 인해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1인 가구도 늘고 있다. 소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채소 등의 식재료를 한 번에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작게 포장하는 추세다.

업계 관련자는 "채소 가격을 낮춰서 공급하기 위해 산지 직거래를 통해 채소를 들여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객 확보를 위한 제품은 비단 식품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마트24는 지난 5월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스마트TV '아임e 스마트TV(Smart Full HD TV)'를 론칭했다.

아임e 스마트TV는 넷플릭스·유튜브·프라임비디오 등을 사전 탑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한 유튜브·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VOD(주문형 비디오)를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리모컨에 '바로실행' 버튼도 추가됐다.

이는 최근 개인용 TV를 선호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는 만큼 온 가족에 두루 맞춘 기존 TV프로그램 보다는 개인적 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동영상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아임e 스마트TV는 43형(107cm)으로 1인 가구에서 선호하는 크기이며 가족 구성원이 각자 독립된 공간에서 나만의 콘텐츠를 감상하거나 게임을 즐기는 용도로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실물 상품에 이어 앱 등의 모바일 서비스로도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GS25의 경우 대량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1인 가구의 특성을 공략해 자사 전용 앱인 나만의 냉장고로 '+1' 상품을 쿠폰으로 적립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CU에서도 지난 2020년 멤버십 앱인 포켓CU를 통해 키핑쿠폰 서비스를 내놨다. 유통기한이 짧거나 냉동·냉장이 필요해 소비가 곤란한 고객 증정품을 추후 수령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더한 것이다.

CU 관계자는 "일코노미(一conomy, 홀로 경제생활을 꾸려나가는 것) 시대에 어울리는 차별화 서비스를 도입해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인 가구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수 대비 27.9%로 539만8000가구뿐이었지만 올해 8월에는 973만 가구로 조사돼 전체 가구 수의 41%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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