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룹 정의선 회장의 취임 2주년이 됐다. 최근 현대차 그룹의 변화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전대 회장인 정몽구 회장의 경우 순혈주의를 강조해 쇳물도 녹이는 모든 과정을 그룹 내에서 했다고 한다면 정의선 회장은 융합주의를 강조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정 회장의 역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다양한 혁신을 일으켰다. 지금의 고성능 브랜드인 N브랜드도 안정화시킨 장본인이고 기아차의 독자적이고 확실한 자리매김을 성공시킨 사례도 있다. 특히 제네시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안착은 무엇보다 가장 큰 실적이다. 전체적으로 친환경 브랜드, 고성능 브랜드, 프리미엄 브랜드의 3박자를 맞춰 진행한 장본인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모델을 세계적 순위로 올려 논 장본인도 정 회장 작품이다. 이미 수소차와 더불어 전기차를 쌍두마차로 간주하고 E-GMP 같은 완성도 높은 전용 플랫폼을 중심으로 현재 출시되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6는 물론 기아차의 EV6는 세계적인 상을 휩쓸면서 없어서 못 파는 차종이 됐다.

자율주행 기술이 선진국 수준과 가깝게 다가간 것도 중요하다. 이미 미국 내에 '모셔널'이라는 합작사를 통헤 뛰어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고 있고 선진국과의 간격도 크게 좁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부적인 혁신도 중요한 실적이다. 군대문화와 수직구조의 경직된 기존 문화를 없애고 좀 더 융합적이고 유연성 높은 기업문화로 탈바꿈하기 위해 연공서열 파괴와 직급 개선은 물론 복장 등 다양성 높은 개선을 지금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회사로의 전환 선언도 중요한 그림이다. 앞으로의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 덩어리가 아닌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즉 알고리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회사 차원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실적을 기반으로 앞으로의 과제도 많다. 내부적으로는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남은 순환출자 구조를 끊어야 하는 숙제도 있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자국 우선주의도 극복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물론 이 문제는 민간 기업의 한계가 큰 만큼 정부 등이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 할 수 있다.

중국 시장도 해결해야 한다. 예전의 약 10% 점유율 시대는 가고 지금은 약 3% 수준이라 할 수 있으나 앞으로가 그리 녹녹치 못하다는 것이다. 노사관계도 중요한 꼭지라 할 수 있다. 물론 현대차 그룹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인 만큼 선진형 노사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정 회장 취임 2주년은 성공적인 시작점을 열었다고 할 수 있고 실적도 최고의 효과를 나타내고 글로벌 톱3의 가능성도 열었다. 성공적인 안착을 축하하면서 앞으로의 더욱 큰 역할을 기대한다. /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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