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김혜리 기자] 예·적금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내년 2분기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반면 올해 출시하기로 한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내년 하반기 이후로 연기됐다. 현재 이해관계자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7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9일 정례회의에서 9개 기업의 온라인 예금상품중개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각 사의 플랫폼을 통해 제휴를 맺은 여러 금융회사의 예·적금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를 금융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온라인 예금 상품 중개 서비스 시범 사업자는 8개의 핀테크 기업(뱅크샐러드·NHN페이코·줌인터넷·깃플·핀크·비바리퍼블리카·네이버파이낸셜·씨비파이낸셜)과 1개의 금융사인 신한은행이다. 다만 해당 서비스는 현재 시장금리 상승과 유동성 관리 어려움이 있는 상황을 고려해 내년 2분기부터 출시된다.

하지만 당초 10월에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시범운영을 거쳐 11월에 개시할 예정이었던 보험 추천·비교 서비스는 보험사, 설계사, 핀테크업계의 이해관계가 좁혀지지 않으며 연기됐다.

보험업계는 이미 판매 채널이 많아 경쟁이 심한 보험시장에 빅테크까지 진출하면 기존 보험설계사들의 생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GA(법인보험대리점)업계의 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대규모 결의대회와 1인 릴레이 시위 등 열어 생존권 보장을 위해 최소한의 장치가 필요하단 입장을 주장했다.

현재 이들은 빅테크의 보험진출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으로, 핀테크 기업이 중개할 수 있는 상품을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험대리점협회는 지난 10일 금융위와 간담회를 통해 자동차보험과 실손 보험과 같은 장기 보험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자동차보험은 보험설계사들이 고객과의 접점을 형성할 수 있는 상품이며, 장기보험은 보험설계사들의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에 이들은 펫 보험이나 여행자보험 같은 미니보험 위주로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금융위에 제시했다. 보험업계 종사자들은 빅테크 진출을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GA협회뿐만 아니라 보험업계와 플랫폼사 간에도 이견이 있어 논의를 좀 더 해 봐야 한다"며 "(시범 서비스 개시) 일정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험사와 카카오·네이버·토스 등 빅테크 간 입장 차이도 벌어지고 있다. 향후 온라인플랫폼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개시할 때 보험사가 플랫폼 운영사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율을 두고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지난 8월 발표한 '금융회사의 플랫폼 업무 활성화 및 온라인 플랫폼 금융상품 중개업 시범운영'과 '금융규제 샌드박스 내실화 추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내용으로 예금 비교·추천 서비스와 함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운영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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