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고서령 기자]윤석열 대통령에게 2022년은 대통령 윤석열로 살아간다는 게 무엇인지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해였을 것이다.

평생을 검사로 살다 정치 입문 8개월 만에 국가수장이 된 윤 대통령을 향해 언론과 국회는 '여의도 문법이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기존의 정치인과 다르다는 것이다.

전임 대통령들에게선 기대할 수 없던, 그래서 윤 대통령에게 매우 놀랐던 두 번의 순간이 있다.

지난 9월 21일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찾은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양자 회담을 위해 직접 그를 찾아갔다. 

이 회담에 언론과 정치권은 시끄러워졌다. 기시다 총리의 난색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통사정을 해 회담을 밀어붙였다며 굴욕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윤 대통령의 진정성과 함께 조급함을 엿볼 수 있었다.

후보 시절부터 일본과의 관계 회복을 약속한 윤 대통령은 당시 지지율 20% 후반 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기에 성과를 내고 싶었을 것이다.

당장의 성과가 필요했다는 강력한 동기가 있어도 이런 결단을 내리기란 여간해선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은 불과 몇 년 전 '노노재팬'을 마치 국가 슬로건처럼 여기지 않았던가.

윤 대통령이 눈치 보지 않으며 쉽게 굴복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이 정말 뭔가 다르다고 절실히 느낀 또 다른 순간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윤 대통령의 꺾이지 않는 마음을 목격했을 때다.

이태원에서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책임을 묻기 위해 이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이 장관의 자진사퇴 혹은 경질 등이 예상됐다. 그러나 이 장관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장관 경질은 분명히 윤 대통령 본인에게 더 안전한 선택이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이는 감히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의외의 결정이었다.

'책임'에 대한 윤 대통령만의 신념과 그 신념을 고수하는 철옹성 같은 마음이 있어 가능했던 일일 것이다. 

이렇듯 윤 대통령은 심지가 굳은 사람이다. 때문에 취임 직후부터 많은 비난을 받고 우려를 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이 같은 굳센 마음을 오로지 국가의 번영과 국민의 안식을 위해 펼쳐준다면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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