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애플페이 페이지 신설하며 'KB국민카드' 언급
카드 업계 1위 신한카드도 지난달 '애플페이 수요 조사'

[월요신문=김다빈 기자] 이달 말 애플페이가 국내 공식 출시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카드 외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자사 모바일 뱅킹앱 'KB스타뱅킹' 내 애플페이 관련 페이지를 신설했다. 국민은행은 앱 내 '마이자산관리' 메뉴 중 자산 탭에 '애플페이 Q&A 총정리' 섹션을 개설했다.

페이지에서 국민은행은 같은 KB금융그룹 계열사 KB국민카드를 애플페이와 연관 지어 언급했다. 

Q&A 페이지에서 국민은행은 'KB국민카드로도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애플페이에 현대카드만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현대카드는 이번 금융당국 승인을 위해 애플과 최초 계약 때 합의했던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했다며 독점으로 애플페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계약했지만, 국내 관련 법을 위반하지 않고 NFC 단말기 설치를 지원받으려면 독점권을 포기해야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하지만 애플과 새롭게 계약해야 하기 때문에 그 기간을 고려하면 출시 초기 이용할 수 있는 카드는 현대카드로 한정된다"고 했다.

앞서 카드 업계 1위 신한카드도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된 고객 수요조사에 나서며 애플페이 도입설에 불을 지핀 바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애플페이 관련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신한카드는 설문조사 방식으로 ▲애플페이 출시 후 이용 의사 ▲애플페이 출시 시 현대카드로 이용할 것인지 혹은 신한카드 등 다른 카드사 출시를 기다릴 것인지 여부 ▲신한카드의 터치 결제 월렛 '아이폰 터치 결제' 만족도 ▲신한카드의 애플페이 도입까지 아이폰 터치 결제를 이용할 것인지 여부 등을 물었다.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 잰걸음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이달 중 애플페이 출시가 확정적이기 때문이다.

애플이 국내 애플페이를 이달 중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편의점·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서비스 도입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한창이다. 실제 일부 가맹점에서는 애플페이가 적힌 NFC 단말기 등이 설치되기도 했다. 

이에 애플페이 출시 시기가 빨라질수록 단독 계약을 맺고 있는 현대카드 고객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타 카드사들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은 ▲신한카드(19.6%) ▲삼성카드(17.8%) ▲현대카드(16.0%) ▲KB국민카드(15.4%) 순이었다.

한 카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애플페이 국내 출시 시 현대카드를 이용하겠다는 고객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현대카드를 제외한 신한·삼성·KB국민카드도 현대카드로부터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분주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KB국민·신한카드는 애플페이 도입 및 계약 여부 등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것 없다'며 선을 그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Q&A 속 KB국민카드가 언급된 것은 단순 다른 카드사의 사례를 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주체는 국민은행이 아닌 KB국민카드지만, 아직 애플과 애플페이 계약을 둔 상황 등은 밝힐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 관계자 역시 "이번 조사는 소비자 담당 부서에서 진행한 것으로, 애플페이 도입 및 출시와 관련된 사업 준비와는 무관하다"며 "조사의 목적은 급변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 동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신한카드는 애플과의 애플페이 계약 및 도입 등에 대해선 아직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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