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지난해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이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고, 손해율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손보사들을 향한 보험료 인하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2개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은 47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은 3981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에 성공한 것이다. 자동차보험의 흑자는 손해율과 사업비율의 동시 개선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손해율은 지급보험금 등 발생손해액이 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손해율이 100%를 넘긴다면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보다 가입자에게 지급한 자동차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2%로 전년대비 0.3%포인트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80.9%였던 2017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0년 85.7%, 2021년 85.7% 등 감소 추세다.

보험설계사 수수료 같은 사업비가 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사업비율도 지난해 16.2%를 기록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3년 21.3% ▲2014년 20.9% ▲2015년 20.8% ▲2016년 19.4% ▲2017년 18.9% ▲2018년 18.2% ▲2019년 17.8% ▲2020년 16.5% 등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모두 고려한 합산비율은 97.4%로 전년대비 0.4%포인트 하락, 최근 10년 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앞서 보험업계는 지난해 연말 정치권과 금융당국 등에서 고물가 위기를 이유로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자 올해 들어 ▲삼성화재 2.1% ▲현대해상 2.0% ▲KB손해보험 2.0% ▲DB손해보험 2.0% 등의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당초 1%대 초반으로 인하를 추진하다가 여론 압박에 인하폭을 확대한 것이며,보험업계는 큰 폭의 보험료 인하에는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 기반한 성과급 잔치를 벌여 논란이 된 만큼 보험료 인하 압박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미 올해 들어 자동차보험료를 업계가 한차례 인하한 만큼 당장 추가 인하는 어렵지만, 연말까지 보험료 조정을 유도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민 2400만명이 가입하고 있는데 자동차보험에서 과도한 이익이 발생하면 어떻게 동의가 되겠느냐"며 "지난해 이익 규모나 손해율 등을 고려해서 보험료가 적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올해 당연히 보험료 조정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해가 나서 인상한다면 이익이 날 경우 돌려주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냐"며 "적정한 수준의 보험료와 손해율이 유지될 수 있도록 업계와 계속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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