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펫보험 첫 출시…가입률 0.8% 그쳐
보험업계 "가입률 낮지만 미래 상품 잠재성 기대"

국제 강아지의 날인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강아지를 돌보고 있다. 국제 강아지의 날은 모든 강아지를 사랑하고 유기견 입양문화를 정착하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2023.03.23. 사진=뉴시스
국제 강아지의 날인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강아지를 돌보고 있다. 국제 강아지의 날은 모든 강아지를 사랑하고 유기견 입양문화를 정착하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2023.03.23.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늘며 관련 산업인 '펫보험'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펫보험에 가입하는 비중은 1%도 되지 않아 보험상품의 실효성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시행한 '2022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 결과 거주지에서 반려동물을 직접 양육하는 가구 비율은 25.4%였다.

양육가구 비율과 우리나라 세대수 및 세대원 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2022년 기준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1306만명으로 약 602만가구에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반려견은 약 544만 8000마리, 반려묘는 약 254만1000마리가 길러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국민 4명 중에 한명 꼴로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이 같은 성장세에 보험 시장도 들썩이는 분위기다.

국내 펫보험은 비교적 일찍 출시되기도 했다. 지난 2000년 동양화재가 업계에서 펫보험을 첫 출시했다. 그 뒤를 이어 현대해상·LIG손해보험·삼성화재가 펫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당시 펫보험 필요성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적어 금새 사라진 이 보험은 지난 2018년부터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2018년 당시 메리츠화재가 국내 최초 장기 반려동물 실손 보험 '펫퍼민트'를 출시하는 등 펫보험 산업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일반적으로 펫보험은 반려동물이 질병·상해 등으로 입원·치료·수술 시 발생하는 의료비용을 보상하는 보험으로, 사람의 실비보험 개념과 비슷하다.

현재 ▲메리츠화재 펫퍼민트 ▲삼성화재 위풍댕댕 및 다이렉트 펫보험 ▲한화손해보험의 펫투게더 ▲현대해상 건강한펫케어보험 ▲NH농협손해보험 반려동물장제비보험 ▲DB손해보험 아이러브펫보험 등 총 손보사 11곳에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기준 펫보험 가입자는 약 5만5000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가구 수 대비 가입률이 채 0.8%밖에 되지 않는 것.

펫보험 가입 호응이 낮은 대표적인 이유로 보험료 대비 보장액이 적다는 점이 꼽힌다.

최근 보험연구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보험료는 반려동물의 종류와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월 4~5만원에서 많게는 8~9만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반려동물들이 많이 겪는 질병인 슬개골·고관절 탈구 등에 대한 보장은 통상 1년의 면책기간이 존재하는 등 소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펫보험 보장 개선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동일한 반려동물 질병이라 할지라도 동물병원마다 질병명칭·진료항목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표준 진료비의 부재, 보험료 산출 어려움 등으로 보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 활성화 또는 펫보험의 문제점 지적 등에 앞서, 반려동물 진료정보 표준화, 진료기록부 발급의무화 등 제도개선 사항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연구원 역시 동물병원의 진료비용 체계가 비표준적이고 불투명해 진료비 예측이 어렵고, 동물병원마다 진료비 편차가 큼에 따라 보험회사의 손해율 관리 및 보장한도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보험업계는 펫보험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펫보험이 보험업계의 '미래 먹거리'이자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 만큼, 현재의 상품성만을 이유로 상품 출시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꼭 영업이익이 흑자여야만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 당장 펫보험으로 영업이익이 나지 않고, 손해율이 커도 자사에서 판단할 때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보험 데이터가 쌓이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라며 "데이터와 계약이 쌓이면 현재는 마이너스라도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입률이 낮다는 것은 반대로 생각해 보면 잠재성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라며 "미래 펫보험 산업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펫보험은 계속 유지되고 발전된 상품도 계속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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