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4개국 법인, 순이익273억원 시현…전년比 173%↑
인도네시아 등 손실 냈지만 꾸준한 투자 통해 수익창출

서울 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이 '신한카드역'으로 불리게 된다.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재정난 해결을 위해 부역명을 판매했는데 최고가인 8억 7400만원에 팔렸다. 역명 병기 작업은 3월까지 완료 예정이다. 사진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 간판과 지하철 출입구 안내. 2022.01.13. 사진=뉴시스
서울 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이 '신한카드역'으로 불리게 된다.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재정난 해결을 위해 부역명을 판매했는데 최고가인 8억 7400만원에 팔렸다. 역명 병기 작업은 3월까지 완료 예정이다. 사진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 간판과 지하철 출입구 안내. 2022.01.13.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국내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가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한 해외진출 사업에서 호실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4개국 법인에서 지난해 약 273억원 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13억9300만원) 대비 260억원 증가한 규모다. 무려 176% 크게 뛰어오른 수치다.

앞서 신한카드는 ▲2014년 카자흐스탄(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 ▲2015년 인도네시아(신한인도파이낸스) ▲2016년 미얀마(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 ▲2019년 베트남(신한베트남파이낸스)에 법인을 출범하며 해외진출을 알린 바 있다.

가장 늦게 진출했지만 매년 호실적을 이어나가는 신한베트남파이낸스가 173억원의 순수익을 거두며 신한카드의 해외진출 성공사례를 이끌었다.

베트남파이낸스에 뒤를 이어 ▲신한인도파이낸스 63억7500만원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 45억400만원의 이익을 거둬들였다.

적자를 기록 중인 미얀마의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는 2021년 97억8400만원에서 2022년 8억5800만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신한카드의 해외 법인의 호실적은 적극적인 투자 유치 및 해당 국가의 시장 공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 카드사의 해외 지점 설립 등 타국가 진출은 해외 진출 금융기관인 은행 등과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그 지역의 소비 패턴 등 실생활과 카드 결제 시스템의 결합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초기 사업 비용이 절대적이란 의견이다.

신한카드 해외 사업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2019년 출범 당시부터 현지 연착륙에 성공했다.

호치민·하노이 등을 기점으로 신용대출·자동차 할부금융 상품 위주로 사업을 펼쳤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지난 2020년에도 신한베트남파이낸스 총포괄손익은 무려 186억1000만원에 달했다.

꾸준한 성장세를 확인한 신한카드는 지난해 신한베트남파이낸스의 본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섰다.

베트남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인 신용카드 상품인 'THE FIRST(더 퍼스트)'는 큰 인기를 끌며 과감한 투자의 효과를 봤다. 이 상품은 월평균 7000장 이상 발급될 정도로 시장을 정확히 공략했다.

또 베트남의 '쿠팡'으로 불리는 전자상거래 업체 티키에 입점한 판매자를 대상으로 금융 솔루션을 출시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전략적 현지화를 통해 신한베트남파이낸스의 입지는 두터워져 갔고, 2021년 3분기와 2022년 3분기 신한베트남파이낸스의 순이익은 각각 29억·166원을 나타냈다. 무려 472%나 증가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신한인도파이낸스는 신한카드가 인도네시아 재계 2위 살림그룹(Salim Group)의 자동차 판매 계열사인 인도모빌(Indomobil)과 함께 설립한 법인이다.

법인 설립 이듬해 국내 카드사 최초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으로부터 신용카드 사업 승인을 받는 성과를 달성하며 연착륙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신한인도파이낸스는 이후 경영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당시 인도네시아의 정세 불안과 지난 2018년 당시 큰 규모의 지진·쓰나미가 겹쳤고, 인도네시아 루피아 가치 하락으로 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영업 환경이 쉽지 않았던 것.

이에 지난 2019년 신한인도파이낸스는 자본잠식에 빠졌지만, 신한카드는 333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액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신한카드는 신한인도파이낸스에 지급보증하는 규모는 1000억1831만원으로 늘렸지만, 투자 초기 코로나19 유행으로 2020년 신한인도파이낸스는 오히려 13억22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신한카드는 추가 자본 확충과 영업 확장 등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결정했고, 이는 살림그룹이 보유한 자동차 시장을 겨냥한 자동차 할부금융 대폭 확대로 이어졌다.

이 전략은 신한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과의 협업 강화로 이어져 신한인도파이낸스는 2021년 2억원·2022년 2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신한카드는 해외법인 실적을 지나치게 베트남에 의존하고 있는 것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카자흐스탄 법인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에 아낌없는 투자도 결정했다.

코로나가 기승이던 2020년 ▲8월 28억3000만원 규모의 지급보증 기간 2년 연장 ▲10월 79억7790만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코로나19가 안정되고, 카자흐스탄 자동차 금융 사업이 성장 조짐을 보이자 신한카드는 규모를 대폭 확대해 공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카자흐스탄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 2021년 9월 552억7500만원 규모의 신규 지급보증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 투자 규모는 기존 413억원에서 약 966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는 ▲2020년 15억 ▲2021년 21억 ▲2022년 45억의 순이익을 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재 진출해 있는 4개 국가의 투자 및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며 "이번 경험을 성공모델로 삼아 향후 다른 국가 진출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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