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고서령 기자]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1.6%를 소폭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용 총재는 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된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1.6%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가 늦어지는 영향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중국 내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지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지난 20~30년 사이 일본을 따라잡은 것처럼 중국 역시 한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연내 금리인하에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4%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는 좋은 소식이 있지만 여전히 근원인플레이션은 목표 경로치를 웃도는 상태"라며 "지금 이 시기에 피봇(통화정책 전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금리차로 인한 환율 문제와 관련해선 "지난해 미국이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네 차례 하면서 강달러 현상이 많은 국가에서 나타났다"며 "다만 미국과 유럽의 금융 안정 문제를 감안할 때 (기준금리의) 빠른 인상을 지속할 수 없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긴축 사이클 역시 곧 끝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미국과 유럽 내 은행 위기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은행 상태는 어떻게 평가하나"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총재는 "미국과 유럽에서 지금까지 벌어진 사태는 시장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경우에는 그들 스스로가 실책을 하기도 한 면도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 총재는 가상자산에 대한 한국은행의 규제력을 언급하며 "많은 유럽 내 선진국들은 중앙은행이 통화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정적인 동전처럼 가상자산에 대한 어느 정도의 통제권을 갖고 싶어한다"며 "한국은행 역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어느 정도 규제력을 가지길 원하며 가상자산이 통화를 대체하기 위해선 시스템을 안전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