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상품 12종 중 은행채 투자는 삼성운용 뿐
만기매칭형 채권 ETF 전체 자산 중 40% 차지

서울 강남구 삼성타운. 사진=뉴시스
서울 강남구 삼성타운.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만기매칭형 채권 ETF 열풍과 함께 삼성자산운용의 상품 기획력이 주목 받고 있다. 대분의 운용사가 회사채와 국채로만 상품을 구성한 것과 달리 삼성운용만 유일하게 은행채 상품을 출시, 만기매칭형 채권 ETF 시장 전체 순자산 중 40%를 확보했다. 

12일 투자업계 따르면 만기매칭형 채권 ETF가 국내 출시 6개월 만에 전체 순자산 규모 3조원을 돌파했다. 총 12종의 상품의 순자산 규모가 지난 11일 기준 3조8035억원에 달한 것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약 2조원 가량이 늘었다. 

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만기가 동일한 채권으로 상품을 구성해 정해진 만기까지 이자를 받다 만기시 원금을 돌려받는 구조로,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에 투자하는 ETF란 점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정기예금과 달리 투자금액 제한이 없고 중도 환매하더라도 그 시점까지 쌓인 수익을 얻어갈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만기매칭형 ETF에 대한 관심도 증가와 함께 국내 1위 ETF 운용사 명성을 자랑하는 삼성운용 행보에도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종의 상품 중 삼성운용의 'KODEX 23-12 은행채(AA+이상)액티브' ETF만이 유일하게 은행채로 구성됐는데, 해당 상품의 순자산 규모가 1조5383억원을 기록하며 만기매칭형 채권 ETF 중 압도적 1위이자 시장 전체 순자산 중 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운용의 은행채 ETF는 출시 3개월만인 지난 2월27일 순자산 1조원을 돌파했으며, 현재 이 회사가 운용 중인 162개 ETF 종목 중에서도 순자산 규모 7위에 올라있다.

해당 상품의 투자구성목록을 살펴보면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한국수출입금융 ▲농업금융채권 ▲하나은행 등으로, 우량 신용등급의 은행채 및 특수은행채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외 타사의 만기매칭형 ETF는 ▲회사채 7종 ▲국고채 3종 ▲국공채 1종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운용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인 KB자산운용의 'KBSTAR 23-11 회사채(AA-이상)액티브' ETF의 순자산 규모는 6194억원으로 삼성운용 상품과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만기매칭형 ETF 상품을 가장 많이 상장한 미래에셋자산운용사의 경우 ▲TIGER 24-10 회사채(A+이상)액티브 ETF(5323억원) ▲TIGER 25-10 회사채(A+이상)액티브 ETF(2034억원) ▲TIGER 23-12 국공채액티브 ETF(1640억) ▲TIGER 24-04 회사채(A+이상)액티브 ETF(1306억원) 등 네 상품의 순자산 총액이 1조 303억원에 머물고 있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은행채 ETF 흥행에 대해 "시장 상황과 투자자들의 수요를 비교적 잘 예측해 상품에 반영한 결과"라며 "매크로 환경과 채권 ETF 시장의 큰손 고객인 기관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를 사전에 조사해 맞춤형 상품을 출시한 것이 주효했다"라 분석했다. 

이어 "작년부터 이어진 주요국의 긴축 기조에 따라 투자상품의 신용도 위험이 증가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환경에서 기존에도 보수적인 스탠스로 채권 자금을 운용하던 기관투자자들이 회사채를 지양하고, AAA급의 우량한 신용도에 금리 수준은 충분히 높은 은행채에 많은 관심을 보였기에 은행채 ETF를 상장하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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