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고신대 복음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좌·우)을 기증해 2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故 김정애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지난달 23일 고신대 복음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좌·우)을 기증해 2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故 김정애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월요신문=김민정 기자]홀로 계신 여든이 넘은 어머니와 암 투병 중인 언니를 돌보던 5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2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1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3일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에서 김정애(53)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며 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뇌출혈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뇌사 상태에 빠진 김씨는 지난달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좌·우)을 기증해 2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김씨는 2녀 중 차녀로, 조용하고 차분하며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착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30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홀로 남은 어머니를 곁에서 돌봤고, 간암으로 투병 중인 친 언니를 3년 넘게 직접 간호할 정도로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이 강한 사람이었다.

생전 김씨는 남편과 TV를 보다가 장기기증을 알게 됐고, 마지막 순간에 내 몸을 통해 남을 살릴 수 있다면 장기기증을 하자고 서로 약속했다. 이에 가족은 김씨가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장기기증에 동의했고, 김씨는 다른 이의 생명을 살렸다.

김씨의 큰 아들 손익현 씨는 "한평생 욕심 없이 가족들에게 봉사하며 살았던 엄마. 살아계실 때 한 번 더 얘기하고 더 효도하지 못 한 게 후회되고 아쉽지만, 지금부터라도 나누고 베풀며 살아갈게요. 하늘에 있는 엄마가 부끄럽지 않을 아들로 성장할 테니 편히 쉬고 지켜봐 주세요"라고 말했다.

둘째 아들 민성씨는 "엄마, 저를 낳아주고 키워준 엄마로 태어나줘서 감사해요. 더 많이 잘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워요. 많이 보고 싶고, 하늘나라에서도 편하게 행복하게 지내요"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나눔에 가족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김정애 님께도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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