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전후 일가 비자금 수백원 언급
​​​​​​​명의도용 돈세탁 언급, 중단도 호소

전우원씨가 5.18 기념일을 맞아 광주를 방문했다. 사진=뉴시스 
전우원씨가 5.18 기념일을 맞아 광주를 방문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민정 기자]고(故)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의 일가 비자금 폭로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에서 처음 할아버지의 비자금에 대해 언급한 전우원씨는 국내 귀국 후로도 폭로를 계속해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또한 전우원씨는 본인 명의로 이뤄지는 돈세탁에 대해 언급하며 중도를 호소했다.

지난 23일 전우원씨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전두환 비자금'의 규모가 수백억원이 될 것이라며, 다른 손자, 손녀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한 전씨는 "(전두환 비자금) 정확히는 모른다. (그래도) 가족 구성원들이 하는 여러 가지 사업체들 보면 그래도 최소 몇백억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씨는 "제 이름을 이용한 말도 안 되는 양의 주식이 나왔다. 다른 손자, 손녀들에 대한 조사가 왜 안 이루어졌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들의 과오 때문에 두려워 한국에 오지 못했다. (아버지)전재용 씨 회사 비엘에셋의 오산시 세금 체납건으로 제가 신용불량자가 되어 있어 한국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며 "이번에 (한국에) 오니 정말 새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됐다. 기회만 되면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전씨는 지난달 11일 "할머니(이순자 씨)가 쓰는 옷장 벽을 밀면 금고가 있고 창고 쪽 복도 끝에 가서 벽을 밀면 또 금고가 나왔다고 (어머니가) 말했다"며 연희동 자택 비자금에 대해서 폭로하기도 했다.

17일에는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시사 직격' 박병길 PD가 전우원씨의 친어머니인 최모씨의 증언을 듣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박 PD는 "실제로 (비자금을) 목격했던 증언자를 만나고 그 부분을 방송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하며, 최 씨의 육성이 공개됐다. 최 씨는 "양쪽 보스턴백에 현금을 가득 담은 것을 심부름하는 분들이 아버님 서재 앞으로 들고 오는 장면을 제가 여러 번 목격한 적이 있다"며 "문이 달린 책장이라고 해야 되나요? 거기에다가 (넣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수납장을 열었다가 그 안에 1000만원씩 묶인 현금다발이 가득 들어있는 모습을 실제로 목격했다"고 전했다.

박 PD는 "전두환 씨 자택에 어디서 나왔는지도 모를 매우 오래된 1만원짜리 구권이 다발로 잔뜩 있었다고 한다"며 이것을 그냥 쓸 수 없다 보니까 1만원짜리 신권과 섞어서 다시 포장하는 식의 작업을 며느리들끼리 했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최씨가 '벌레도 무서워하는데 억지로 그런 작업을 했어야 했다'고 그러더라"며 "이번에 전우원씨 모친이 증언한 것이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어떻게 숨겼고, 검찰에서 왜 발견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 중요한 말을 해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19일에는 전우원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을 통해 "회사 관련해서 배당금을 돌려받으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제 이름이 그만 사용됐으면 좋겠다"며 "제 동의를 받지 않은 주식 거래가 이뤄졌고, 이에 대해 확인하려 하니 '보지 못한다'고 막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당금은 아버지인 전재용 씨에게 가고, 관련 서류는 박상아 씨에게 가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산 주식도 아니고, 제가 알고 있던 회사도 아니고, 알려고 해도 알 수가 없다"며 "실질적인 피해가 없으니 관련 서류를 제공할 수 없다고 하는데, 전재용 씨가 이전에도 제 이름으로 된 (차명) 재산에 대한 세금을 안 냈고, 그 피해가 또 발생할까 봐 우려된다. 혹여라도 제 이름이 도용된 회사로 인해 세금이 나오면 제가 낼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손수삼 씨에게 부탁드린다"며 "제발 제 이름으로 된 그 주식을 팔아 달라. 그러면 그 돈을 기부하고, 좋은 일에 쓰겠다"고 덧붙였다.

전씨가 언급한 명의도용 의혹 회사는 웨어밸리로 전두환씨의 최측근이었던 손수삼씨가 운영하는 IT업체이다. 이 회사에선 전두환씨의 차남이자 전우원씨의 부친인 전재용 씨가 2019년 출소한 후 3년 동안 19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우원씨는 웨어밸리의 지분 7%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웨어밸리측이 전우원씨에게 지급했다는 배당금 1억6000만원이 지급되지 않았다는 게 전우원씨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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