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금속 등 5종목 하한가…하루 만에 시총 5000억 증발
제2의 라덕연?… 일부 증권사 사태 이전 거래 불가 포함

5개 종목이 비슷한 시각에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금융당국이 조치에 나선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3.06.15. 사진=뉴시스
5개 종목이 비슷한 시각에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금융당국이 조치에 나선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3.06.15.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이른바 SG증권발 주가조작 두 달여 만에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또다시 발생, 투자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이 이번 사태 한, 두 달 전부터 해당 종목들을 신용거래 불가 명단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견된 사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4일 기업·산업 악재가 없던 ▲동일산업 ▲대한방직 ▲만호제강 ▲방림 ▲동일금속 등 5개 종목 주가가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11시 46분께 방림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폭락한데 이어 11시 57분 동일금속, 낮 12시 10∼15분에 걸쳐 동일산업·만호제강·대한방직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들 5개사의 시총은 1조6838억원에서 1조1792억원으로 하루 만에 5047억원이 증발했다. 대량 매도에 따른 하한가 기록인지에 대해선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대한방직·만호제강·동일산업 등 업체들 또한 15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동일금속은 "불공정거래 풍문 등의 사실 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 당사가 인지하고 있는 사항은 없으며 각종 매체에 보도된 내용들과 무관하다"고 전했다.

방림 역시 "당사 주가의 급격한 하락과 관련한 원인이나 배경에 대해서는 당사도 언론의 보도내용을 더 상세히 파악하기 위해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선 이번 사건이 '제2의 라덕연 사태'와 비슷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3년간 이들 5개사 주가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 일순간 하락 했다는 점, 거래량이 적은 가치주라는 점 등이 지난 4월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및 일당이 주도한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때와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만호제강의 주가는 지난 3년 반 사이 315% 급등했다. 같은 기간 ▲방림 (+242%) ▲동일산업(+285%) ▲동일금속(+250%) ▲대한방직(+168%)도 꾸준히 우상향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천국의 계단'주로 불렸다.

인터넷 커뮤니티 중심으로는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강모씨가 이번 폭락 사태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강모씨는 회원 6400여명 규모로 운영되는 온라인 카페에 해당 종목들을 두고 "지나치게 저평가 돼있다"는 분석‧추천글을 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또한 이날 강모씨(52) 등 관련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한 상태로 알려졌다. 앞서 강모씨는 지난해에도 시세조종 혐의로 징역 2년·집행유예 3년·벌금 4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강모씨는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두 딸을 비롯해 큰누나, 작은 매형, 처형까지 반대매매로 인해 '깡통계좌'가 된 상황"이라며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 "시장의 억측"이라고 항변했다.

일부 증권사들이 하한가 사태 발생에 앞서 해당 종목들에 대해 신용거래 불가 명단에 포함시킨 것으로 파악되며 이미 해당 종목의 거래 위험성이 예견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KB증권을 시작으로, 신한투자증권(4월), 한국투자증권(4월) 미래에셋증권(5월 중순), 이베스트투자증권(5월 말) 등이 해당 종목에 대한 신용거래 불가 결정을 내렸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5개 종목 하한가 사태와 관련 "신속한 거래질서 정립 및 투자자 보호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이의 일환으로 한국거래소는 관련 5개 종목에 대해 15일 부터 해제 필요시까지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3개 종목(동일금속, 방림, 만호제강)에 대해서는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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