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규모 ETF 중 삼성·미래에셋운용 80% 차지
시장 양적·질적 확장 위해 다양한 운용사 성장 필요

[월요신문=고서령 기자]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이 점유율 80% 가까이 차지하며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한국 ETF 시장이 더 성장하기 위해선 여타 운용사들의 성장이 중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국내 상장된 ETF는 총 733개로, ▲삼성자산운용 167개(22.78%) ▲미래에셋운용 167개(22.78%) ▲KB자산운용 106개(14.46%) ▲한국투자신탁운용 71개(9.69%) ▲한화자산운용 61개(8.32%) ▲키움투자자산운용 48개(6.55%) 등이다.

순자산 100조 규모의 국내 ETF 시장은 삼성운용(순자산 41조)과 미래에셋운용(순자산 36조)의 2강 체제로 굳혀져 있다. ETF 시장을 거느리고 있는 1,2위 운용사의 압도적 기량에 국내 여타 운용사들의 존재감은 잘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국내 ETF 3위라는 KB운용만 봐도 순자산 규모는 6월 기준 8조9000억원, 일평균거래대금은 4300억원에 불과하다. 순자산 1위 삼성운용과는 5배 가까이, 2위 미래에셋운용과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 뒤를 잇는 한국투자신탁운용(4조7000억원)과 키움투자자산운용(3조원)의 경우 격차가 너무 커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국내 ETF의 역사로 불리는 삼성운용은 지난 2002년 처음 ETF를 상장한 뒤 꾸준히 이 시장을 선도해 오고 있다. 삼성운용이 최초로 상장한 KODEX 200 ETF 순자산은 6조원에 이른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2006년 ETF를 첫 상장, 현재 국내를 넘어 글로벌 ETF 시장에서도 활약 중이다. 최근에는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의 총보수를 0.01%로 출시하는 등 삼성을 따라잡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도 보여주고 있다.

삼성과 미래에셋간 경쟁이 치열해 질수록 여타 운용사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게 사실인데 그렇기에 더더욱 이들 외 운용사의 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 막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고 있는 국내 ETF가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선 선두 업체간 경쟁에 앞서 여러 운용사가 함께 시장 볼륨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미래에셋운용이 너무 압도적이라 다른 운용사들이 따라잡기 힘든 게 현실"이라면서도 "한국 ETF 시장의 양적, 질적 확장을 위해 개별 운용사들이 획기적 전략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이라며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그에 따른 맞춤형 상품을 설계 한다면 삼성과 미래에셋 외 운용사들에게도 성장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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