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퇴직연금, 적극적 운용으로 수익률 높여야
안전한 원금보장형에 고위험·고수익 상품까지 다양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에 비가 내리는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3.06.26. 사진=뉴시스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에 비가 내리는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3.06.26.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 의무 시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12일 시행된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의 명확한 운용 지시가 없을 경우, 사전에 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이 자동 운용되는 제도다.

가입자는 퇴직연금 가입 시 자신의 퇴직연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이후 퇴직연금 운용과 관련해 변화된 지시사항이 없을 경우, 퇴직연금은 기존에 선택한 금융상품에 따라 운용된다.

올 7월부터 퇴직연금 신규 가입자는 의무적으로 디폴트옵션을 지정해야 하고, 이전 가입자는 오는 11일까지 디폴트옵션을 선택해야 한다.

해당 제도는 방치된 퇴직연금 규모가 커지면서 도입됐다. 한국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1~2%로, 6~8% 수익률을 내는 미국·영국 대비 낮은 수준이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IRP) 퇴직연금에 적용된다. DC는 회사가 매년 근로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해주고, 근로자가 적립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보통 근로자가 이 적립금을 운용하지 않고 계좌에 방치해둬 '대기성 자금'이 되고, 낮은 금리를 적용받아 수익성이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디폴트옵션이 적용된다.

IRP는 '개인별로 퇴직금을 넣어두는 연금계좌'라고 이해하면 된다. 근로자가 퇴직 또는 이직시 받은 퇴직급여를 적립·운용하는 제도다. DC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의 개별 운용이 필요하지만 방치돼 디폴트옵션이 적용된다.

가입자들은 자신의 투자 성향에 따라 ▲원리금 보장상품 ▲채권형 펀드 ▲BF(밸런스펀드) ▲TDF(타겟데이트펀트) ▲MMF(머니마켓펀드) ▲포트폴리오 ▲SOC(사회간접자본 펀드) 등을 선택하면 된다.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올해 1분기 '디폴트옵션 주요 현황 공시'를 살펴보면, 퇴직연금 사업자 41개의 디폴트옵션 상품 279개가 승인을 받았고, 135개 상품이 판매‧운용 중이다. 아울러 금융사의 135개 상품 평균 수익률은 3.06%에 달한다.

퇴직연금사업자는 초저위험 1개, 저위험·중위험·고위험 각 2~3개 등 최소 7개에서 최대 10개의 상품을 고용노동부의 승인을 받아 가입자에게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면, KB국민은행은 원금 보장이 되는 초저위험 포트폴리오형 1개, 저위험~고위험의 원금 비보장 혼합포트폴리오 및 포트폴리오형 6개의 상품을 판매중이다.

중위험의 'KB국민은행 디폴트옵션 중위험 포트폴리오 1_뿔려드림 1'은 정기예금에 30%, 펀드에 70% 투자해 안정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펀드에 70% 비율로 투자하는 만큼 원금은 보장 되지 않는다.

고위험의 'KB국민은행 디폴트옵션 고위험 포트폴리오 2_모두드림 2'은 액티브형 TDF에 100%투자하는 상품으로, 환헤지 중심의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를 책임져줄 퇴직연금인 만큼 이번 시행되는 디폴트옵션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정보를 모아 나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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