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 필요 없는' 달러 MMF…단기 금융상품에 투자
"향후 개인 달러 MMF 출시는 미지수…당국 허락해야"

[월요신문=고서령 기자]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직접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법인 전용 MMF 상품이 국내 처음으로 출시됐다.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안전하게 운용,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업계가 순차적으로 법인 외화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MMF)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원화로만 운용 가능했던 MMF를 단일 외화로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해 8월 금융위원회는 투자 수요 다변화를 위해 외화 MMF를 도입하는 등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한 바 있다. 금융업계는 준비 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법인 외화 MMF 상품을 출시한다.

MMF(Money Market Fund)는 양도성 예금증서, 기업어음 같은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2023년 1분기 기준 약 200조원의 자금이 MMF에 투자돼있다.

MMF는 펀드 중 유일하게 펀드별로 가입자가 법인 또는 개인으로 구분되는 상품으로, 업계는 외화 MMF가 국내 처음 출시되는 상품인 만큼 법인용 상품을 먼저 출시해 빠른 시장 안착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번 법인용 달러 MMF 출시를 비롯해 엔화(JPY), 유로화(EUR), 위안화(CNY) 등 다양한 외화 MMF가 출시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국내 기업은 822억9000만 달러(약 105조4134억원)의 미국 달러 자금을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법인은 수출대금 등 결제를 위해 단기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외화를 MMF에 투자함으로써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하루만 예치해도 수익이 발생해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자산운용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삼성운용은 이날 '삼성 달러표시MMF법인제1호 펀드'를 출시했다. 해당 펀드의 편입 자산은 ▲미국 초단기 국채 T-bill ▲달러 CP ▲달러 예금 등이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해당 펀드의 기대 수익률은 약 5% 이상으로 평균 연 4% 수준인 달러 정기예금 대비 높은 이율을 얻을 수 있고 입출금도 자유롭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법인 전용 외화 MMF 상품이 출시되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개인 외화 MMF 상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개인의 외화 예금 잔액은 5월 말 기준 141억2000만 달러(약 18조원)에 달한다.

다만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법인까지만 허용하고 있어, 향후 개인 외화 MMF 상품 출시에 대해 확답해드릴 수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융권 입장에서 규제는 되도록 없는 것이 좋다"라며 "자산운용사들은 당연히 개인 외화 MMF 상품 출시를 할 수 있도록 당국이 허용해주길 기다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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