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버스 운행을 막는 기습 시위를 벌인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14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현행범 체포됐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버스 운행을 막는 기습 시위를 벌인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14일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월요신문=김민정 기자]버스 앞을 가로막는 기습 시위를 벌이던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4일 박 대표를 업무방해,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3분가량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 앞 도로에서 시내버스 5618번 앞을 가로막아 운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박 대표는 녹색 보행신호 때 횡단보도 앞으로 나와 '전장연은 서울시 적군이 아니다. 갈라치기 혐오정치 STOP'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버스 앞을 막아섰다.

이에 경찰이 현장에서 연행하자 박 대표는 "경찰은 차별하는 버스를 떠나보내고 나를 횡단보도에서 끌어냈다"며 "나는 버스 운행방해를 하지 않았다. 휠체어 장애인을 태울 수 없는, 배제하고 차별하는 계단 버스(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 대표를 비롯한 전장연 활동가들은 지난 12일부터 버스전용차로 기습 점거 시위를 이어오고 있었다. 지난 12일에는 종로구 종로1가에서 10여분간 버스를 막아선 데 이어 전날(13일)에는 혜화동 로터리와 마로니에공원 앞 도로에서 차단 시위를 진행했다.

전날에는 아침 출근 시간대인 8시께 10여분간 이어진 시위로 인해 시내버스 5대가 운행을 못하고 멈춰서기도 했다. 이에 혜화경찰서는 전날 박 대표에게 집시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오는 20일 오전 10시까지 조사 출석을 통보한 상태다.

박 대표는 체포되기 전인 이날 오전 8시께에도 동작구 대방동 여성프라자 앞 버스정류장에서 5분간 시위를 벌이다가 강제 이동 조치를 당했었다.

경찰은 박 대표를 남대문경찰서로 이송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그간 수차례 버스운행을 방해해 경찰이 충분히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버스운행 방해를 지속한다고 예고했다"며 "버스운행방해로 시민의 불편이 극심해 현행범 체포하게 됐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서울 지하철 삼각지역과 신용산역, 경복궁역 등지에서 집회나 탑승 시위를 하며 도로를 점거하고 열차 운행을 방해한 혐의(집시법 위반)로 지난 6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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