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SM엔터 주식 대규모 매입 관련 조사 의뢰
당시 SM주식 13만원대로 급등…카카오 배후로 지목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2023.07.03. 사진=뉴시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2023.07.03.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실체 규명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자 곧 해당 사건의 전말이 밝혀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7일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성장 솔루션 론칭 행사에서 SM엔터 시세조종 수사와 관련해 "역량을 집중해 자료 분석과 조사 등을 진행 중"이라며 "생각보다는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실체 규명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만큼 조만간 기회가 되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어 "SM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카카오의 시세조종 혐의에 대한 위법사항이 드러날 경우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수사 결과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위법 사항이 발견될 경우 가능한 제재의 제일 높은 수준의 제재뿐만 아니라 수사기관과의 협조 등을 통해서 불법적으로 취득한 이익이나 책임 엄하게 묻도록 모든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세조종 혐의가 드러난다면 카카오는 금감원으로부터 거액의 과태료 등 행정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형사처벌도 함께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하이브는 SM엔터 주식 대규모 매입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한 바 있다.

하이브는 SM엔터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매수, 최대 25%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이브가 SM엔터 공개매수를 진행하던 도중 IBK투자증권 판교점을 통해 2.9%에 달하는 대량 매수 주문이 나왔고, 해당 거래로 SM 주식이 13만원대로 폭등했다.

SM엔터 주가가 12만원을 넘어서면서 하이브의 SM엔터 지분 공개매수에 제동이 걸리자 하이브는 이를 고의적인 시세조종이라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시세를 조종해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시세조종 혐의 배후로 하이브와 경쟁하던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이먼트가 지목됐고, 실제로 공시를 통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SM주식 105만주 가량을 사들인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하이브는 SM엔터 주식의 매입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한 반면 카카오는 목표했던 833만여 주를 주당 15만 원에 매입해 전체 주식의 39.87%를 확보하면서 최종적으로 SM엔터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금감원은 해당 사건 조사에 착수해 서울 남부지검에 사건을 이첩했고,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및 카카오엔터테인먼트본사, 서울 공평동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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