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실에서 2024년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투표 결과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실에서 2024년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투표 결과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민정 기자]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5% 오른 시간당 9860원으로 결정됐다. 노동계에서는 이 같은 결정에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경제계 역시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19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5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4년도 최저임금을 986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보다 2.5%(240원) 높은 수준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은 206만740원이다. 이에 따른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334만7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최저임금 결정은 노사의 최종 요구안을 표결에 부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노사 최종안인 1만원(3.95%)과 9860원(2.5%)을 표결에 부쳤고 결국 사용자 안 17표, 노동자 안 8표, 기권 1표로 사용자 안이 채택됐다.

이 같은 결정은 소비자 물가 상승과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 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2.5% 인상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올해 최저임금은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결정됐다. 이는 실질임금 삭감안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저임금제도는 1987년 제도 시행 이후 저임금노동자의 생활안정과 국민경제의 건강한 발전에 최우선 목적이 있는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이라며 "지난 2년간 최저임금 결정 산식이 잘못된 예측으로 지난해 물가 폭등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저임금노동자들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경제계에서는 일제히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무협) 부회장은 "우리 수출기업의 75%가 2024년 최저임금의 동결 또는 인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수출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이번 인상 결정은 우리 상품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기업의 신규 채용 축소, 해외투자 확대, 자동화 추진 등으로 고용 규모 축소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