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주력 '에코프로', 장중 한때 114만원까지 치솟아
주가상승, 외국인 순매수가 견인…'숏 스퀴즈' 가능성 제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3.07.18. 사진=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3.07.18.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16년 만에 코스닥 시장에 '황제주(주당 100만원이 넘는 주식)'가 탄생했다. 올해 들어 900% 넘게 뛰며 110만대를 넘긴 2차전지 업체 에코프로다. 폭주기관차 된 에코프로의 상승 랠리를 바라보는 개인 투자자들의 환호와,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는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증권가를 뒤흔들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 18일 전날 대비 11.91% 올라 주당 11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당 100만원이 넘는 종목이 하루만에 10% 넘게 오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19일 오후 기준 109만원에 거래 중이다.

에코프로는 2차전지 양극재 소재 생산에 있어 글로벌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다. 양극재는 원가와 시장규모 및 수요 측면에서 2차전지 4대(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소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로 꼽힌다.

증권가는 장중 한때 114만8000원까지 치솟으며 그야말로 폭주하고 있는 에코프로의 목표 주가를 제시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현재 에코프로 주가는 기업의 5년 뒤 미래까지 반영된 것으로 지나치게 고평가 및 과열돼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에코프로의 최근 급등세를 견인한 것은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영향으로 분석된다. 외국인과 기관은 전날(18일) 에코프로를 2492억원 순매수(이달 기준 6139억원)했는데, 이는 전체 국내증시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순매수다.

그동안 에코프로의 주가 상승에도 공매도를 유지하던 외국인이 이처럼 순매수에 나서자 '숏 스퀴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숏 스퀴즈란 공매도 거래자가 주가 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수에 나서는 거래를 의미한다.

외국계 증권사 JP모간은 에코프로를 8만7126주 순매수하며 매수창구 상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JP모간은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기도 하다. 이밖에 외국 투자사인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메릴린치인터내셔날 등이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평가를 넘어 '신격화' 된 에코프로 주가에 개미 투자자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온라인 종목 토론방, 주식 커뮤니티 등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에코프로 수익률 인증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투자자는 3000%가 넘는 수익률을 인증해 화제를 모았다. 반면 에코프로 주식을 보유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벼락거지'가 됐다. 박탈감을 느낀다"는 글들을 작성하고 있다.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쉽사리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숏 스퀴즈 현상과 2차전지 섹터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에코프로 주가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과, 기업 대비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어 결국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한편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주가 전망을 사실상 포기한 채 관련 보고서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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